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
  • 지은이
  • 발행일
  • 페이지
  • 정가
  • ISBN
  • 우승희
  • 2026년 08월 05일
  • 328쪽
  • 19,000원
  • 9791155402719
도서 소개
가장 보통의 단어가 선사하는 높고 깊은 지혜
천년의 위로를 품은 마음의 지도, 한자
고리타분한 글자라며 쉽게 외면당해온 한자. 그렇지만 그 안에는 일상을 아름답게 수놓는 수천 년의 지혜가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마냥 외우느라 바빴던 한자의 뜻과 의미를 어떻게 하면 가슴에 느끼고 새길 수 있을까? 행복幸福하거나 비참悲慘한 그 모든 인생의 순간마다, 한자는 어떻게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을까?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는 공부의 수단을 넘어 ‘마음의 길잡이’가 되어줄 오래된 글자들의 사려 깊은 위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의 내면을 오고 감에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70가지 ‘마음 한자’들이 폭풍과 같은 삶에 한 줄기 성찰의 빛을 비춰준다.
아이를 길러내는 와중에도 새벽마다 고전을 탐독하며 내공을 쌓아온 저자 우승희가 일상에서 오래 붙잡게 되는 마음의 이름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풀어냈다. 하염없이 표류할 것만 같은 내면의 바다에서 ‘뜻’과 ‘형상’을 건져 올려 만들어진 마음 한자는 단순히 오늘의 마음 상태를 일컫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 동양의 지적 거인들이 실천해온 ‘마음공부’의 결정체로서 이 책의 한자를 음미하다 보면, 인생이라는 항해의 방향을 잡아나갈 ‘마음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천년의 위로를 품은 마음의 지도

1장. 조용히 나를 바로 세우는 마음들
각오覺悟 나를 깨닫다
긍지矜持 나의 중심을 세우다
인내忍耐 참아서 나를 지키다
확신確信 나를 믿게 하는 힘
진지眞摯 깊이가 주는 선물
정직正直 나를 곧게 붙들다
침착沈着 마음의 바닥을 만드는 일
담담淡淡 담백한 인생의 맛
충忠 흔들림 안에서의 균형

2장. 흔들려서 더욱 인간적인 마음들
낙심落心 떨어져야 보이는 것들
좌절挫折 바람에 꺾이다
우울憂鬱 사방이 근심에 막히다
비참悲慘 두 날개가 서로를 이해 못할 때
해이解弛 느슨해지고 흐트러지다
압박壓迫 보이지 않는 무게
고민苦悶 닫힌 문, 씁쓸한 마음

3장. 망설이며 더욱 깊어지는 마음들
의혹疑惑 나를 믿지 못할 때
부담負擔 짐을 덜지 못하다
방황彷徨 헤매며 천천히 걷기
난감難堪 솟아오르기 전의 힘듦
상념想念 마음의 바다에 잠기기
어색語塞 말과 침묵 사이
망각忘却 잊어야 할 것, 지켜야 할 것

4장. 함께 살아가기 위한 마음들
우정友情 위아래로 포갠 손
공감共感 함께 드는 마음
연민憐憫 남의 고통을 안는 법
감사感謝 작지만 반짝이는 내 안의 별
행복幸福 일상을 한결같이 사는 힘
애愛 사랑은 변화를 허용한다
여유餘裕 비워서 누리는 넉넉함
감동感動 마음을 적시는 뭉클함
경외敬畏 존경과 두려움으로 대하다
경탄驚歎 잃어버린 첫 마음
짐작斟酌 남을 헤아리는 귀한 마음

5장. 어두운 가운데 솔직해지는 마음들
질투嫉妬 가장 은밀한 그림자
시기猜忌 남이 아닌 나를 향한 미움
증오憎惡 미움을 정성스레 쌓다
멸시蔑視 흐릿한 눈으로 남과 나를 보다
소홀疏忽 가볍게 넘기다 무겁게 치르다
욕망慾望 끝을 모르는 골짜기
정情 아이의 감정과 어른의 감정
쾌락快樂 단숨에 얻고 단숨에 잃다
한恨 슬픔은 운명이 아니다

6장. 아픔 속에서 나를 비추는 마음들
원망怨望 드러눕는 마음
분노忿怒 불을 지피고 마음을 태우다
애수哀愁 가을의 무르익은 시름
조급躁急 발보다 앞선 마음
불안不安 머무르지 못하다
겁怯 마음이 먼저 달아나다
긴장緊張 팽팽히 당겨진 마음

7장.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들
고무鼓舞 나를 일으키는 마음의 울림
희망希望 드물기에 더욱 소중한 바람
희열喜悅 조용히 터져 나오는 기쁨
만족滿足 채움과 지탱의 균형
간절懇切 슬픔을 머금은 희망
실감實感 느낌이 실제가 될 때
과감果敢 내 안의 틀을 넘어서는 힘
의지意志 흔들리며 나아가다
용기勇氣 다시 걷는 마음
고집固執 끝까지 붙잡다
위로慰勞 지그시 눌러주는 마음

8장. 나를 돌아보며 가꾸는 마음들
반성反省 과거의 빛으로 미래를 밝히다
용서容恕 너와 나의 같은 마음
겸손謙遜 나를 낮추는 깊이
성의誠意 사소함에 귀 기울이다
관심關心 마음을 엮거나 엮이다
추억追憶 오래된 것들의 새로움
수치羞恥 나를 향한 부끄러움
후회後悔 헤집고 추스르며 나아가다
고독孤獨 나를 오롯이 마주하는 공간 

책 속으로

들어가며: 천년의 위로를 품은 마음의 지도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이름 하나하나에는 삶의 궤적이 묻어나 있다. 수천 년 동안 사용되어온 단어들인 만큼 여기에는 마음의 실마리를 푸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근히 ‘마음 한자’들을 들여다봤다. 거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사전적인 뜻보다 훨씬 깊고 오묘한 통찰이 담겨 있었다. 무심코 흘려보냈던 마음의 언어를 한자로 읽어낼 때, 나는 심리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에 대한 사려 깊고 풍성한 ‘위로’를 얻었다. 단순히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하려는 방식을 넘어, 몸과 마음의 작용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동양의 지혜로 해석하고 풀어낼 때, 그것은 삶의 위기 또는 지향을 알리는 신호가 되어 사유의 가닥을 잡아주었다.
_19~20쪽

1장 조용히 나를 바로 세우는 마음들
침착沈着: 마음의 바닥을 만드는 일
침착은 감정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커서 쉽게 표면으로 드러낼 수 없는 깊이 있는 감정이다. 화가 나지만 소리를 지르지 않고, 불안하지만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으며, 당황하지만 먼저 호흡을 고르는 태도이다. 침착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물속 깊이 가라앉히고 그 무게로 자신을 단단히 붙드는 일이다.
_56쪽

2장 흔들려서 더욱 인간적인 마음들
압박壓迫: 보이지 않는 무게
수업 전날 밤, 나는 스크립트를 만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려 했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집요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 앞에 서니,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 진솔한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다잡아준 것은, ‘나는 단지 한 걸음 더 앞서 있을 뿐’이라는 자각이었다. 우월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내가 조금 알게 된 지식을 사람들에게 나누는 자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니 수업이 조금씩 달라졌다. 첫 번째 수업을 마친 뒤, 두 번째 수업에서는 압박감이 절반으로 줄었고, 세 번째에는 그 반으로 줄었다. 마지막 수업을 마칠 땐, 긴장감 없이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_90~91쪽

3장 망설이며 더욱 깊어지는 마음들
방황彷徨: 헤매며 천천히 걷기
《장자》에는 이런 말이 있다. “넋을 잃고 세속의 티끌과 때에서 벗어나 방황하며, 무위의 경지에서 자유롭게 노닌다芒然彷徨乎塵垢之外, 逍遙乎無為之業.”
여기서 방황은 방향 없이 떠도는 상태가 아니라, 자유롭게 유유히 걷는 상태이다. 장자의 세계에서 삶은 곧게 뻗은 길이 아니다. 혼돈 속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노니는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방황은 나쁜 일이 아니라, 불확실한 인생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어쩌면 본래 순탄할 수 없는 삶에 순조로움을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어리석음일지 모른다. 무난한 삶은 때로 단조롭고, 순조로운 인생은 오히려 만족을 가져다주지 않을 수도 있다.
_111쪽

4장 함께 살아가기 위한 마음들
감사感謝: 작지만 반짝이는 내 안의 별
감사는 만족과도 깊이 닿아 있다. 삶이 고단하고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의 삶을 인정하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며 다독여줄 수 있다면, 스스로를 그토록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세상에만 눈길을 빼앗기면 만족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삶을 세심히 바라보면, 그 안에 감사할 일이 끝없이 발견된다. 감사할 거리는 찾으려 하면 끝이 없지만, 찾으려는 마음이 없기에 빈손이 된다. 만족은 매일 잊지 않고 감사의 이유를 찾아내는 데서 비롯된다.
_145쪽

5장 어두운 가운데 솔직해지는 마음들
질투嫉妬: 가장 은밀한 그림자
질투는 스스로 세운 저울에 타인을 올려놓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결론은 언제나 같다. 나보다 장점이 많은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에, 나의 모자람만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소》의 주석에는 “어진 이를 해치는 것이 ‘질’이고, 아름다운 이를 해치는 것이 ‘투’다嫉害賢也,妬害色也”라는 말이 나온다. 질은 사람의 덕과 재능을 시기하는 것이고, 투는 사람의 외모와 매력을 시기하는 것으로 뜻이 조금 다르다. 결국 질투는 미워할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향하는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 존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향한다. 어질거나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나는 자연스레 나의 결핍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질투는 타인을 향하는 감정 같지만, 실은 오롯이 나를 향하는 감정이다.
_178쪽

6장 아픔 속에서 나를 비추는 마음들
분노忿怒: 불을 지피고 마음을 태우다
물은 흘러야 맑다. 한 자리에 고이면 썩고, 본래의 모습을 잃는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노여움이 분으로 이어지는 순간, 마음은 흐르지 못한다. 흐르지 못하는 감정은 나를 옥죄고, 결국 나를 해친다. 분은 외부를 향한 분출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큰 피해자는 나 자신이다. 쪼개진 마음은 쉽게 아물지 않고, 다시 봉합하는 데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노여움을 인식하되, 분노로 흐르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 그것이 분노에 대한 가장 깊은 성찰이며, 결국 나를 지켜내는 방식이다.
_219쪽

7장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들
만족滿足: 채움과 지탱의 균형
넘칠 만큼 채워졌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지탱하는 상태, 그것이 곧 만족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채움이나 소유 이상의 철학이 담겨 있다. 내 안에 가득 채운 것이 나를 흔들지 않고, 오히려 나를 붙드는 중심이 되어야 비로소 만족이라 부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과잉일 뿐이다. 만족은 양이 아니라 균형에서 오는 감정인 것이다.
_254쪽

8장 나를 돌아보며 가꾸는 마음들
겸손謙遜: 나를 낮추는 깊이
겸손은 외부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내면의 중심을 기준 삼아 살아가는 태도다. 드러나지 않지만 흐름을 이끌고, 앞서지 않지만 끝내 도달하는 힘이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출발해 가장 깊은 곳을 품고, 가장 멀리까지 이르는 마음이다. 건널 수 없을 것만 같던 강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다만 조용히 그 물살을 건너간다. 겸손은 결국, 나를 넘어서는 힘을 가진 마음의 자세다.
_302쪽

저자 소개

우승희

인문학자

고전을 사랑하는 사람. 베이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결혼과 육아가 가쁘게 이어지면서 일과 공부에 대한 갈망이 커져갈 때쯤 《논어》를 만났다. 그것을 시작으로 마음이 힘들 때마다 다양한 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담으며 나를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치열했던 젊은 날들을 지나 나이 사십이 되어 찾아온 마음의 혼란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아이 앞에서 매번 단단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려 다짐했지만 수차례 무너지기 일쑤였다. 머뭇거리며 흔들리다가도 다잡으며 바로 세우기까지, 나는 이 모든 ‘마음의 파도’에 붙여진 이름을 한자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고리타분한 글자라는 선입견을 넘어, 한자가 나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아는 탁월한 ‘지혜’이자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전하고픈 마음에 이 책을 썼다.
지은 책으로 《아이의 그릇을 키우는 부모 고전 수업》, 《아이와 찾은 한자, 한 단어 마음 공부》, 《어른의 새벽》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휘몰아치는 때일수록 오래 머물게 되는
마음의 이름이 있다”

머뭇거리며 흔들리다가도 다잡으며 바로 세우기까지
마음의 바다 한복판에서 한자가 건져 올린 삶의 지혜


가장 보통의 단어가 선사하는 높고 깊은 지혜
천년의 위로를 품은 마음의 지도, 한자
한자는 늘 골치 아픈 글자로 여겨져 왔다.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형성해온 문자이기에 반드시 익혀야 한다고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쓰임이 적다 보니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언어로만 인식되곤 했다. 그저 어휘력이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뿐, 일상에서 한자를 느끼고 가슴에 새길 만한 기회는 점점 사라져갔다.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는 공부의 수단을 넘어 ‘마음의 길잡이’가 되어줄 오래된 글자들의 사려 깊은 위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의 내면을 오고 감에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70가지 ‘마음 한자’들이 폭풍과 같은 삶에 한 줄기 성찰의 빛을 비춰준다. 아이를 길러내는 와중에도 새벽마다 고전을 탐독하며 내공을 쌓아온 저자가 일상에서 오래 붙잡게 되는 마음의 이름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풀어냈다. 하염없이 표류할 것만 같은 내면의 바다에서 ‘뜻’과 ‘형상’을 건져 올려 만들어진 마음 한자는 단순히 오늘의 마음 상태를 일컫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 동양의 지적 거인들이 실천해온 ‘마음공부’의 결정체로서 이 책의 한자를 음미하다 보면, 인생이라는 항해의 방향을 잡아나갈 ‘마음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알 각오覺悟가 되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폭풍을 넘어 단단한 나를 만드는 40가지 마음들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남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남이 보는 나’가 아닌 ‘스스로 보는 나’를 가꾸고 지켜나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 동안에도 수천 번의 찬양이나 비난이 오가는 SNS 세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교만’과 ‘자기 비하’ 사이에서 스스로를 저울질한다. 그러나 긍지矜持라는 한자가 말해주듯 내 안의 창矛(중심)을 바로 잡는다면, 나의 부족함을 기꺼이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균형 잡힌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나를 바로 세우는 마음’부터 ‘스스로 돌아보는 마음’까지 이 책은 40가지 마음 한자로부터 단단한 나를 가꾸는 지혜를 선사한다. 부당한 상황에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인내忍耐’라는 한자를 살피며, 심장心 위에 얹힌 칼날刃을 바라보듯 나를 해치는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을 권한다. 그로부터 인내는 단순히 참고 견딘다는 정적인 의미를 넘어 질서의 회복을 도모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뜻하게 된다. 일상을 대하는 무거운 태도로만 여겨지던 ‘진지眞摯’는 변화와 성숙, 깨달음의 의미로 확장되며 사소한 순간을 흘리지 않고 깊이 들여다볼 줄 아는 덕목으로 해석된다. 인간관계가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에 상대에게 정성을 다하는 자세를 뜻하는 ‘경외敬畏’는 나와 타인을 하찮게 바라보던 방식을 바꾸고 어디서든 기꺼이 배우려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그 외에도 선비의 곧은 절개士를 넘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之 앞으로 나아감을 뜻하는 ‘의지意志’, 과거를 들추는 것 같지만 오히려 매일毎 떠오르는 태양처럼 내일의 삶을 준비하는 감정으로 풀이되는 ‘후회後悔’ 등 뻔하지 않은 시각으로 사람의 깊이를 아우르는 저자의 마음 해설이 유려하게 이어진다.

“방황彷徨은 이름 모를 길을 천천히 걷는 것이다”
폭풍에 잠겨 솔직한 나를 비추는 30가지 마음들
인생에서 어떤 길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그 길을 걷다가 한 번도 걸려 넘어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특정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은 반드시 수천수만 번의 넘어짐을 경험해본 사람이다. 그러한 과정 없이 허공에 붕 뜬 것만 같은 성공의 열매만 취하려다가는 치열한 삶을 살아갈 의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넘어지는 순간 우리의 내면을 감싸오는 좌절挫折, 난감難堪, 수치羞恥 등 불편한 감정을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애써 외면해버린다면, 우리는 우리의 취약함을 온몸으로 느낄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이처럼 흔들리고, 망설이며, 아플 수밖에 없는 인간의 마음을 이 책은 30여 가지 한자들로 조명한다. ‘우울憂鬱’의 상태에 빠져 있다면 빽빽한 근심의 숲鬱에서 벗어나 다양한 감정이 흘러가도록 마음을 바라보는 시야를 조금씩 넓혀보자. 숨조차 쉬기 어려운 ‘압박壓迫’이 나를 몰아세운다면 애써 피하거나 전부 짊어지려 하지 말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무게를 나누어 받아들이자. 남을 향한 ‘시기猜忌’의 마음이 샘솟는다면 흐릿한 눈青으로 남과 나를 흘겨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나를 돌볼 줄 아는 마음부터 회복해야 한다. 숱한 자극에 노출되어 ‘쾌락快樂’에 목매고 있다면 얻는 동시에 잃게 되는 이 ‘찰나의 즐거움’이 갖는 위험성을 새겨보아야 한다. 오늘의 우리를 지배하는 감정인 불안不安은 사실 어느 고전에도 등장하지 않는 단어다. 이를 통해 역으로 ‘불편함은 있어도 불안함은 없었던’ 옛사람들의 삶을 고찰하며 소박한 현실에 머무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한자의 위로는 다독임을 넘어 ‘삶의 길’이 된다”
내면의 파도를 따라 어른의 마음을 가꾸는 시간
마음을 탐구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그동안 심리학적인 도구를 많이 활용해왔다. 마음이 힘들 때 정신적 질병을 진단받고 약이나 상담으로 처방받는 것이 흔한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나다운 삶의 길을 찾아 스스로 걸어나가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바라는 마음의 위로가 ‘다독임’을 넘어 어른의 지혜와 통찰로 향하고 있음을 일러준다.
저자는 마음 한자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통해 이러한 ‘차원이 다른 위로’를 얻었노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저자는 ‘긍정의 마음’과 ‘부정의 마음’을 보기 좋게 나누지 않고 번갈아 소개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이는 마치 파도를 타듯 두 가지 감정을 쉼 없이 넘나드는 우리네 인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머뭇거리며 흔들리다가도 다잡으며 바로 세우기까지, 저자의 ‘마음 항해’를 따라 폭풍에 잠기기도 하고 이를 넘어서기도 하면서 수천 년의 삶의 궤적을 천천히 따라가 보자. 내일의 삶은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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