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을 위한 심리학의 대가 ‘카를 융’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융과 그의 제자들이 남긴 40여 가지 아포리즘을 중심으로 마흔 이후 반드시 마주해야 할 ‘대극’의 과제를 풀어낸다. 인생에서 수없이 교차하면서 찾아오는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을 아우르며 진정한 자기실현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지 그 길을 모색한다.
수십 년간 다양한 가족 구성원과 중장년층을 상담해온 저자가 그동안의 상담 사례는 물론 자신의 경험과 일상의 성찰을 종합하여 융 심리학의 정수를 풀어낸다. 적절한 곳에 배치된 우아한 명화들과 함께 아포리즘의 의미를 차분히 음미하다 보면 무의식이 알려주는 ‘진짜 나’와 ‘삶의 비밀’에 가닿을 수 있을 것이다.
- 프롤로그: 나는 내 삶에 실망하면서도 실망하지 않는다
1장 내 안에 ‘다른 나’가 있었다
ㆍ 마흔쯤 되자 내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ㆍ 사랑과 미움은 하나다
ㆍ 내 안에는 아이와 어른이 공존한다
ㆍ 빛이 밝아지면 그림자도 커진다
ㆍ 먼저 내 안의 이중성을 인정하라
ㆍ 그림자와 대면해야 진짜 내가 보인다
ㆍ 마흔에 이르러 여자는 남자가, 남자는 여자가 된다
ㆍ 건강한 남성은 여성적, 건강한 여성은 남성적이다
ㆍ 가면에 삼켜지지 않도록 조심하라
ㆍ 버림받음은 새로운 나를 발견할 기회이다
ㆍ 자아 팽창은 비극으로 끝난다
2장 나는 타인에게서 나를 본다
ㆍ 영원한 원수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ㆍ 열등감을 외면하지 말고 지혜롭게 다루어라
ㆍ 사람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ㆍ 갈등을 화해로 바꾸는 감정이입의 지혜
ㆍ 타인에게서 나의 그림자를 발견했을 때
ㆍ 나를 향한 경멸이 타인을 향한 경멸을 만든다
ㆍ 콤플렉스를 알려면 불만을 탐색하라
ㆍ 그리스인의 창의성에는 곤경이 필요했다
ㆍ 문화와 시대를 움직이는 원형의 힘
ㆍ 질서와 무질서의 대극이 변화를 촉진한다
3장 무의식은 삶의 비밀을 알고 있다
ㆍ 누구나 마음속에 원시인이 있다
ㆍ 우리는 인생의 주인이 아니다
ㆍ 무의식은 삶의 균형을 요구한다
ㆍ 중년에는 무의식의 반격이 시작된다
ㆍ 신화는 의인화된 무의식이다
ㆍ 신화는 가장 오래된 치유 방법이다
ㆍ 집단 무의식이 우리의 삶을 움직인다
ㆍ 무의식과 대면하면 자기실현이 이루어진다
ㆍ 세상은 우리도 모르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4장 두 번째 인생의 시작
ㆍ 내리막길을 경험해야 나의 한계를 안다
ㆍ 혼란스러울 때 비로소 자기실현이 시작된다
ㆍ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면 받으리라
ㆍ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의 시기가 온다
ㆍ 강점은 약점이 되고, 약점은 강점이 된다
ㆍ 변화가 없이는 자기실현에 도달할 수 없다
ㆍ 극심한 고통 가운데 치유가 있다
ㆍ 중년에게 최고의 미덕은 자기 성찰이다
ㆍ 내 안의 동물적 본성을 인정하라
ㆍ 고난은 반드시 기쁨으로 변한다
에필로그: 나의 운명은 내 것도, 네 것도 아니다
프롤로그
“그러므로 나는 내 삶에 실망하면서도 실망하지 않는다.”
이 말은 융이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연구와 삶의 의미를 종합하며 깨달은 바라 할 수 있다. 주변의 여러 조언을 무시하고 고집을 부리며 해냈던 일에 어리석음과 후회를 느끼지만, 동시에 그 덕분에 자신의 학문적 목표를 달성했다는 뜻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수없이 경험하는 실수와 실패는 우리에게 후회와 반성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예기치 못했던 인생의 선물을 받기도 한다. 인생은 한 방향의 직선을 향해 쭉 달려가지 않으며, 언제나 상반된 두 측면을 품고 있다.
_20쪽
마흔쯤 되자 내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나는 중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마흔 이후로는 변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생존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언뜻 보기에는 중년의 위기가 경제적ㆍ사회적인 위치의 변화와 맞물려 일어난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적 요인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문제이다. 그동안 자신이 가족과 학교, 직장 등 외부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내면세계는 어떻게 관리되었는지 돌이켜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자신 안에서 일어날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작업이다.
_34~35쪽
빛이 밝아지면 그림자도 커진다
어떤 한 사람이 자아를 잘 발달시키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인 모습이 강해진다. 그러면 그만큼 어둡고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부분은 제거되거나 극복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융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인간은 어떤 한 가지 특성만으로 지배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밝은 면(빛)이 커진다고 해서 어두운 면(그림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드러나지 않고 축축하고 어두운 깊은 곳에 숨게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빛이 밝아질수록 그림자도 그만큼 짙어져서, 언젠가 기회를 잡으면 폭발하듯 드러날 수 있다. 그래서 겉으로는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더라도 그 안에 숨은 그림자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_52쪽
건강한 남성은 여성적, 건강한 여성은 남성적이다
긍정적 아니마(남성 안의 여성성)는 돌봄, 감정표현, 인내, 무엇보다 따뜻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드러난다. 긍정적 아니무스(여성 안의 남성성)는 강인함, 논리적 사고, 실천하는 추진력, 에너지로 나타난다. 중년에 이르렀을 때 자기 안에 있는 무의식적 인격의 대극을 수용하고 삶 속에 통합하는 사람은 행복한 삶을 보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부드럽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중년 남성을 보기도 하고, 추진력과 강한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중년 여성을 만나기도 한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부럽게 바라보았다면, 왜 그들이 그런 모습이 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_75쪽
버림받음은 새로운 나를 발견할 기회이다
자신을 하나의 페르소나에 가두면 내면 깊은 곳에 억압돼 있던 다른 인격이 불쑥 튀어나온다. 사회에서는 모범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집에 들어오면 폭군으로 변해 가족에게 짜증과 분노를 쏟아내는 이중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집 밖에서의 모습과 집 안에서의 모습이 차이가 날 때 가족들은 그 사람을 ‘이중인격자’, ‘나르시시스트’라고 부르며 관계를 멀리하려고 한다. 집 밖과 집 안에서 심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가족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극심한 차이가 생겨 이로부터 갈등이 발생한다. 그 결과 그에게 우울, 무기력, 불안, 공포, 신체적 쇠약 등 신경증적 증상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그의 가족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다. 이 모든 증상은 중년이 마음의 중심인 ‘자기Self’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인 셈이다.
_88~89쪽
열등감을 외면하지 말고 지혜롭게 다루어라
경쟁 사회 안에서 누구도 열등감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열등감을 안 느끼게 조심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열등감을 다룰지가 중요하다. 열등감을 다루는 첫걸음은 내 안의 열등감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열등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애써서 부인하면, 오히려 열등감이 콤플렉스가 되어 나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면 내 감정과 행동이 내 의지가 아니라 열등감에 끌려다니게 된다. 단순하게 말해서, ‘지금 내가 열등감의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열등감을 다루기 위한 출발점이다.
_111~112쪽
나를 향한 경멸이 타인을 향한 경멸을 만든다
영희 씨가 투사를 거두기 위해 해야 했던 작업은 어린 시절에 버림받은 상처가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하며, 또다시 같은 상처를 받을까 늘 경계해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은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지만, 동시에 중요한 통찰이었다. 영희 씨는 그 경험을 복기하며 어린 시절의 상처와 불안이 오히려 자신을 가족 관계에 더 민감하고 소중히 대하는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자녀가 같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조심하는 엄마로 살게 했다는 사실도 알아차리게 되었다.
_131쪽
신화는 가장 오래된 치유 방법이다
융이 정신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는 신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적 대극 문제를 마주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에 숨어 있는 신화적 존재들을 불러내고 그들과 다시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융은 우리가 신화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삶을 바깥이 아닌 안에서부터 경험하며 진정한 자신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보았다.
_183~184쪽
혼란스러울 때 비로소 자기실현이 시작된다
자기실현이나 개성화는 젊은 시절이 아니라 중년이 돼서야 마주할 과제이다. 흔히들 말하는 ‘중년의 위기’도 바로 이 자기실현의 과제를 눈앞에 둔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편안하고 만사가 잘 돌아간다면 굳이 자기실현이나 개성화의 여정에 들어설 이유가 없다. 하지만 상처와 고통을 겪고 있는 중년이라면, 자기실현의 과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_214~215쪽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