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인간 탐구 보고서
저자는 전공의 과정 중에 온갖 세포부터 근육, 동맥들의 이름과 각종 약물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 등 의학적 ‘사실’을 외우는 것보다 인체 너머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단순히 신체 구조와 기능을 풀이하는 책은 많지만, 왜 우리가 우리 몸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지를 다룬 책은 없을 것이다. 햄블린은 하나의 몸을 인간이라는 전체 맥락으로 접근하는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며 몸속 우주라는 거대한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엉뚱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정상이란 무엇인가’, ‘건강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 물음까지 관통하는 이 책은 의학의 표면과 이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의 복잡성을 파헤친다. 독자들은 내 몸에 관한 단편적인 사실은 물론 그것이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로 확장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프롤로그
눈 안에서 잃어버린 콘택트렌즈가 뇌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나요? ● 정상이란 무엇인가요? ● 건강이란 무엇인가요?
1장. 겉모습: 신체 표면
제가 아름다운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 보조개는 왜 생기나요? ● 얼굴에 보조개를 만들 수 있을까요? ● 문신은 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나요? ● 문신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요? ● 껌을 씹어서 턱선을 더 뚜렷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 턱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 어떤 사람은 눈이 왜 파랄까요? ● 비중격 만곡증이란 무엇인가요? ● 몸털과 속눈썹은 계속 자라지 않는데 머리카락은 왜 계속 자랄까요? ● 속눈썹을 아예 없앨 수 있을까요? ● 곱슬머리는 왜 생길까요? ● 털을 깎거나 자르면 털이 다시 더 빨리 자라나요? ● 제 키는 다 큰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더 클 수 있을까요? ● 햇빛화상이란 무엇인가요? ● 여자들은 대부분 왜 목에 툭 튀어나온 울대뼈가 없을까요? ● 우리는 페로몬에 끌리는 존재 아닌가요?
2장. 인지: 감각 작용
가려움이란 무엇인가요? ● 가려운 곳을 긁으면 왜 기분이 좋을까요? ● 면역력을 ‘증진’할 수 있나요? ● 백신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 카페인이 수명을 늘려주나요? ●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하는지 아직도 알 수 없나요? ● 귀에서 왜 소리가 날까요? ● 당근을 충분히 먹으면 안경을 완전히 벗을 수 있을까요? ● 잠은 실제로 몇 시간 자야 할까요? ● 낮잠 잘 때는 침을 흘리는데 밤에 잘 때는 왜 안 흘릴까요? ● 자기 전에 휴대전화를 보면 정말 안 되나요? ● 멜라토닌으로 잠이 들 수 있을까요? ● 잠을 덜 잘 수 있는 훈련이 가능할까요? ● 가끔 태양을 쳐다보는 게 정말 그렇게 안 좋은가요? ● 제가 발작을 일으켰나요? ● 웃음은 어떻게 약이 되나요?
3장. 먹기: 생명 유지
배 속에서 왜 꾸르륵 소리가 날까요? ● 밤늦게 왜 나쁜 음식이 당길까요? ● 대장내시경, 이게 최선인가요? ● 종합비타민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 모든 사람에게서 왜 입냄새가 나죠? ● 탄수화물과 지방, 어느 것이 더 나쁜가요? ● 글루텐이란 무엇인가요? ● 달걀이 오트밀보다 건강에 좋을까요? ● 프로바이오틱스는 효과가 있나요? ●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진짜’ 당보다 얼마나 더 나쁜가요? ● 혀에 피어싱한 고리가 빠져서 실수로 삼키면 어떻게 되나요? ● 유제품을 먹어야지, 안 그럼 나중에 뼈가 부러질까요? ● 우리는 고기를 먹도록 만들어졌나요?
4장. 마시기: 수분 보충
하루에 물을 여덟 잔씩 마셔야 하나요? ● 그럼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할까요? ●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탈수증으로 사망하나요? ● 스마트워터는 어떨까요? ● 주스는 건강에 좋은가요? ● 왜 비타민워터가 있을까요? ● 탄산수를 마시면 일반 물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인가요? ● 양치질은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 해야 할까요, 그 전에 해야 할까요? ● 치아 미백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 불소는 어떻게 작용하나요? ● 사람들은 왜 유당에 내성이 없나요? ● 술은 정말 뇌세포를 죽이나요? ● ‘내추럴’ 와인이란 무엇인가요?
5장. 관계: 성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요? ● 젖꼭지는 왜 성적 대상인가요? ● 음경은 왜 그런 모습인가요? ● 조루의 기준은 몇 분인가요? ● 남자는 왜 오르가슴을 여러 번 느끼지 못할까요? ● 평균 음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 지스팟은 존재하나요? ● 왜 여성용 비아그라는 없나요? ● 꽉 끼는 바지는 얼마나 위험한가요? ● 우리 아이가 자기 몸과 성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우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의사들은 성전환에 대해 훈련을 받나요? ● 구강성교로도 매독에 걸릴 수 있나요? ● 제 생식기의 세포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뇌를 만드나요?
6장. 지속: 죽음
제 심장은 뛰어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죠? ● 급성 심장사란 무엇인가요? ● 심장박동이 왜 엉망이 되나요? ● 심방세동이 그렇게 흔하다면 저에게도 있을까요? ● 감기 치료약은 왜 없나요? ● 코감기에 걸릴 때마다 항생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요? ● 페니실린은 곰팡이로 만드나요? ● 시퍼런 콧물이 나오면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 암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 만약 코를 잃게 되면 과학으로 코를 다시 만들 수 있을까요? ● 노화는 피할 수 없는 건가요? ● 인간의 수명은 충분한가요? ● 코에 난 여드름을 짜다가 정말 죽을 수도 있나요? ● 사후 경직이란 무엇인가요? ● 죽은 사람의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 사후 개인의 신체 데이터에는 어떤 일이 생기나요?
우리는 유일하게 진짜 턱이 있는 인류다. 언어를 창조하거나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턱이 진화한다면 남녀 간의 턱 크기와 모양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턱은 실제로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 성적 이형(sexual dimorphism)이라는 진화 개념은 턱이 그렇게 진화한 게 짝짓기 선호도 때문임을 설명해준다. 그러니 오늘날의 얄팍한 겉모습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자. 우리는 수천 년 동안 그렇게 얄팍한 존재였다.
---55쪽, [1장. 턱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중에서
인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가장 넓은 의미로 보면 자고로 생리학이 철학을 따라가는 격이다. 우리는 복잡한 감각계를 통해 가려움, 아픔, 갈망, 매력, 거부감을 느끼며 우리가 미처 의식하기도 전에 활성화되는 신경 경로를 거쳐 인지 반응을 한다. 그런데 세상을 그런 복잡한 감각계에서 얻은 인지들의 집합이라고 이해하면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기가 쉬워진다. 내 생각엔 공감은 그런 방식으로 생겨나는 것 같다.
---105쪽, [2장. 인지: 감각 작용] 중에서
내 경험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수면 실험 결과와 일치했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계속 일하면 위험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 말이 간략해서 퉁명스럽게 들리고, 짜증을 잘 내고, 몸에서 좋지 않은 냄새도 났겠지만, 내가 뭘 하든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딘지스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을 음주 운전자에 빗댄다. 음주 운전자는 운전대를 잡으면서 자신이 누굴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술에 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이 부족해 가장 먼저 잃는 것 중 하나는 자기 인식이다. 수면량이 가장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그 영향이 가장 빨리 나타난다.
---165~166쪽, [2장. 잠을 덜 잘 수 있는 훈련이 가능할까요?] 중에서
아마도 괜찮겠지만, 의사들은 뭔가 날카로운 것을 삼킨 환자를 볼 때마다 그 물건이 장의 벽에 구멍을 낼 수 있다며 걱정한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평소 매우 부지런히 우리 몸과 정신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장내 세균총과 담즙이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이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바로 그런 이유로 혀 피어싱은 정말 멋질 수도 있겠다. 아슬아슬한 모험 같은 삶이 펼쳐질 테니까. 대장에 구멍이 뚫린다고 생각하니 반항심이 팍팍 솟는다.
---263쪽, [3장. 혀에 피어싱한 고리가 빠져서 실수로 삼키면 어떻게 되나요?] 중에서
우리는 뭐든지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 몸은 다른 일련의 작용에 대한 반응으로서 존재하는 작용의 집합체다.
---272쪽, [3장. 우리는 고기를 먹도록 만들어졌나요?] 중에서
남녀의 유두를 구별하는 요인은 심지어 그 아래의 유방 조직의 양도 아니다. 많은 남성이, 특히 비만인 경우에는 여성보다 그 양이 더 많다. 또한 법 집행관이 개인의 염색체를 보고서 누구의 유두가 여성이고 누구의 유두는 남성인지 판단할 수도 없다. 따라서 여성의 유두는 맥락의 문제다. 유두와 결합해 풍기문란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여성성을 인식하는 개념이다.
---351~352쪽, [5장.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요?] 중에서
우리는 자신을 개체로 생각할 때만 죽는 존재가 된다. 이 말은 그냥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다. 우리의 생식세포는 실제로 무수한 후세대의 세포가 된다. 한 생물종으로서 우리는 더 많은 인간 세포를 (아기라는 형태로) 계속 무한정 생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내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언젠가는 살아 있지 않을 테지만 (내가 성적 짝을 찾았다는 가정 아래) 그 관계에서 탄생한 다른 세포들은 살아 있을 것이다. 한 완전체로서 인간의 몸은 바닷가재나 어쩌면 오브리 드 그레이처럼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불멸의 존재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몸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467쪽, [6장. 인간의 수명은 충분한가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