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여성작가 편)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이현우
  • 2021.01.28
  • 추수밭
  • 300쪽
  • 16,000
  • 9791155401798
도서 소개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은 서평가 ‘로쟈’로 이름을 알린 이현우가 한국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묶어 펴낸 책이다. 그간 러시아문학과 세계문학을 가지고 다양한 강의를 펼쳐온 저자가 세계문학의 흐름에 바탕을 두고 한국문학을 읽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2020년 초에 발간된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을 증보한 이 책은 초판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여성작가 10인의 대표작들을 살펴본다. 최근 한국문학에서 여성 독자층과 작가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으로부터 기획된 이 책은 남성작가들이 포착할 수 없던 여성작가들의 문제의식과 작품세계를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 책은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남성작가 편과 하나의 세트를 이루는 동시에 저자에게는 그간 진행해온 현대문학사 강의를 총결산한다는 의미가 있는 책이다.
목차

초판 서문
세계문학의 바다를 건너 다시 만난 한국현대문학
개정판 서문
남성작가와 여성작가로 나누어 살펴본 한국현대문학

1장 1960년대 Ⅰ: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비누 냄새’로부터 시작된 ‘여성적인 것’에 대한 탐색
감수성의 혁명이자 ‘냄새의 혁명’ / 〈안개〉 속에서 나타나는 엘리트 남성의 이중성 / 비명으로 터져나온 자각, ‘여성적인 것’의 출발점 / 근대인의 내면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운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 / 《젊은 느티나무》의 예외적인 해피엔딩 / 강신재가 보여준 가능성과 한계

2장 1960년대 Ⅱ: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근대적 문제의식을 거부하고 ‘생명사상’으로 돌아서다
근대소설의 서두 뒤에 이어지는 고소설적 전개 / 장편소설임에도 밀도가 떨어지는 이유 / 박경리는 왜 근대를 거부하게 되었는가 / 이념 문제를 회피하는 숙명론적 세계관 / 주인공이 없는 이상한 소설 / 근대소설이 다루어야 할 이원화된 가치 체계 / 작가가 아껴둔 용빈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3장 1960년대 Ⅲ: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국현대문학이 결여하고 있던 ‘전혜린’이라는 텍스트
한국 최초의 독일 유학생이자 여성 독문학자 / 아버지 전봉덕이 가르친 식민지 부르주아 교양주의 / 숭배이자 두려움, 반항의 대상이었던 아버지 / 전혜린이 가졌던 인식과 정서 사이의 불균형 / 불세출의 천재인가, 유치한 아마추어인가 / 삶을 문학적 텍스트로 읽는 방법 / 독일산 낭만주의의 어떤 귀결

4장 1970년대: 박완서 《나목》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동시에 불화하는 근대적 주체의 탄생
고목에서 나목으로의 전환 / 근대적 주체의 원형을 보여주다 / 속물적 중산층의 일상을 예리하게 관찰하다 / 부정적인 면까지도 실감 나게 다루는 리얼리티 / 처녀 가장의 대담한 성적 모험담 / 옥희도에서 황태수로, 빗금 쳐진 주체의 탄생 / 전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삶의 탈구축 / 생존과 도덕 사이의 긴장

5장 1980년대 Ⅰ: 오정희 《유년의 뜰》
일상의 파편으로부터 드러내 보인 여성이라는 이중성
살아남은 문학소녀이자 작가들의 작가 /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여성작가들의 롤 모델 / 예민한 감각을 지녔던 운동부 소녀 / 결혼생활과 창작 활동을 병행한 첫 번째 모델 / 오정희는 왜 장편을 쓸 수 없었는가 / 몸의 감각으로 일상을 포착하는 ‘분위기 소설’ /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앞에 놓인 두 가지 길 / 통제 대상인 동시에 통제를 벗어나는 여성

6장 1980년대 Ⅱ: 강석경 《숲속의 방》
현실에 적응도 저항도 할 수 없는 ‘실패한 주체’의 표본
시민과 예술가의 긴장관계를 다룬 소설 / 현실에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통과제의 / 한국에서 중산층 부르주아소설이 갖는 미덕 / 현실의 제약에 대한 투쟁으로서의 장편소설 / ‘자살’로 이야기를 마감하려는 오만한 선택 / 성숙으로 나아가지 못한 아웃사이더의 자기파괴 / 현실로부터 유리되어 《광장》의 실패를 반복하다

7장 1990년대 Ⅰ: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급진적 이념과 지체된 현실 사이의 과도기적 충돌
이른바 ‘후일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 1980년대가 작가에게 선사한 ‘유황불 체험’ / 역사적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충돌 / 대학생들이 지녔던 부채의식과 자괴감 / 19세기 러시아문학과 1980년대 한국문학 / 삶과 사람에 대해 쉽게 좌절하는 중산층의 한계 / 시점이 제한되어 있다는 한계 / ‘깊은 대중주의’의 출발점

8장 1990년대 Ⅱ: 은희경 《새의 선물》
중요한 시대를 괄호 치며 책임을 회피하는 ‘성장거부소설’
출판사 문학동네를 탄생시킨 간판작가 /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지우려는 집단무의식 / 포스트모던의 흐름과 거대서사에 대한 불신 / ‘아버지들의 전쟁’을 벗어난 ‘아버지 부재의 서사’ / 작가는 어린 시절의 양면성을 잘 포착하고 있는가 / ‘보여지는 나’와‘바라보는 나’의 분리 / 유례없는 ‘점핑’으로 성장을 거부하다 / 1990년대의 감각이 투사된 1960년대의 풍경

9장 2000년대: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한국문학과 사회가 반복하는 ‘신파’와 ‘먹고사니즘’의 문제성
2000년대 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 / 비판의 브레이크가 없었던 성공의 그늘 / 경제위
기와 가족 해체의 시대에 조응한 작품 / 근대를 회피하는 신파 작품의 문제성 / 너무나 예상 가능한 판에 박힌 에피소드 / 낡은 모성 신화의 반성 없는 소환 / 한국문학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소설

10장 2010년대: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자폐적 세계에서 사회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출사표
소설이 아닌 무언가를 향한 새로운 모색 / 소설보다 시에 가까운 주관적 상상세계 / 작가 자신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은 인물들 / 사회적 관계가 빠진 자폐적 세계 / 사회계층의 문제를 괄호 치고 환상으로 대체하는 실험 / 미분화 상태에서 분리가 이루어지는 계기 / 존재하되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 인물들 / 자폐적인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의 출사표

참고문헌 

책 속으로

1장 1960년대 Ⅰ: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사랑과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숙희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 《젊은 느티나무》다. 이것을 소설로 쓴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전 시대만 하더라도 이것은 문젯거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한국소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보통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기 때문에 자살하고 끝난다. 이 작품의 의의는 이 긴장 상태에서 둘 다 포기하지 않고 오래 끌고 간다는 데 있다. 햄릿이 복수를 주저하면서 작품을 길게 끌고 가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이 근대적 인물이다.
-31~32쪽

2장 1960년대 Ⅱ: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근대적 서사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장사꾼들이 승승장구 하는 이야기다. 상업자본 다음에 산업자본도 있고 금융자본도 나오지만, 기본은 상인이다. 상인 계급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무시하지 못할 사람들이다. 그런데 조선의 유교적 문화에는 상인과 상업에 대한 절대적인 거부감이 있다. 박경리도 이런 계층을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사꾼들은 항상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의리냐 이익이냐 사이에서 보통은 이익을 선택한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의리나 인정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 이것이 상인 계급이다. 전근대적 정서에는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거기에다가 일본제국주의도 한통속인데,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근대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로 치달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대, 자본주의, 그리고 이들의 이기주의와 폭력성을 모두 동일시하면서 통째로 거부하는 태도가 나오게 된다.
-52~53쪽

3장 1960년대 Ⅲ: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설가는 아니지만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전혜린을 다루는 것은, 전혜린이 표시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혜린에게 문학이라는 것은 서구문학이다.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 독문학자다. 그리고 상당히 기여를 한다.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독문학 번역서가 나온 것이 전혜린부터인데, 이것이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전혜린 번역본’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가 있지만, 원문을 번역한 거의 최초의 세대다. 번역문학의 관점에서 보면 의미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혜린은 그가 한국어로 번역한 독문학 작품들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한국문학에서는 공백으로 표시될 수 있다.
-71~72쪽

4장 1970년대: 박완서 《나목》
중산층은 흔히 ‘속물’로 비하된다. 속물적인 중산층 의식에 대한 해부가 박완서 문학의 특기다. 실은 작가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그리도 속속들이 잘 아는 것이다. 다만 박완서의 특징은 그것을 관찰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모습이 포함되어 있기는 해도, 거리를 두며 완전히 동화되지는 않는다. 완전히 동화되면 이에 대한 자의식을 가질 수가 없다. 몸은 물속에 있지만 고개는 들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105쪽

5장 1980년대 Ⅰ: 오정희 《유년의 뜰》
아버지가 돌아오는 장면에서 《유년의 뜰》은 끝난다. 아버지가 돌아오긴 했는데 거지 행색으로 돌아온다. 아이가 반가워하면서 아버지에게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한다. 이것을 아버지에 대한 거부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토하고 나서 만나긴 하지만, 그 과정에 어떤 거부감이 개입하는 것뿐이다. 결국 아버지가 중심이 된 가부장적인 체제로 들어가기는 하지만 쉽게 들어가진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가되 바로 가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구토하는 시간이 오정희 문학의 시간이다.
-153쪽

6장 1980년대 Ⅱ: 강석경 《숲속의 방》
소양이 보여주는 갈등과 자살이라는 선택은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쟁점이었던 이념적 대립, 가치관의 혼돈과 갈등을 보여준다. 위선적이지만 편한 현실에 안주하는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의의 편에 설 것인지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이 작품은 감성적인 비판을 넘어서 대안을 제시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중편이기 때문에 갖는 불가피한 한계다. 미양은 안정적인 선택을 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미양 이야기의 결말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완전히 삭제가 안 되니까 대학원을 좀 다녀 보는 것으로 정리한다. 소양의 선택은 자살로 어떤 대안도 없다. 대안이 있으려면 현실에서는 명주 쪽밖에 없다.
-182~183쪽

7장 1990년대 Ⅰ: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작품은, 20대 초반까지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행복하게 생을 살아갈 자신이 있었던 이들이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면서 30대에 접어들어 남녀차별적인 현실에서 좌초하게 되는 당대의 현실을 그려낸다. 더 나아가 난파하는 여성들의 성차별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항의를 대변하면서 이 세대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내며 지지를 받는다. 1990년대 공지영 소설의 주 독자층은 20?30대 사무직 여성들로, 그들의 현실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8장 1990년대 Ⅱ: 은희경 《새의 선물》
성장소설이라면 시기가 있어야 한다. 열두 살 시절을 다룬다면, 그보다 더 어렸을 때와 그보다 좀 컸을 때까지 아울러야 성장소설이 된다. 성장소설을 의도했다면 아버지와 재회한 이후의 이야기도 들어가야 한다. 이 작품은 설정 자체가 기이한 소설이다. 1969년 한 해를 고정해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로는 자신이 상당히 비상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 기억력은 1969년 한 해에만 한정된 것인지 의아스럽다. 그러고서는 서른다섯 살로 건너뛴다는 것은 성장소설로서도 규칙 위반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성장소설로 묶을 수는 없다. 차라리 성장거부소설이라 해야 맞다.

9장 2000년대: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이 작품은 또 다른 어머니 신화를 재탕하고 있다. 이것은 독자들이 기대하는 어머니상으로 대단히 헌신적인 어머니상이다. … 작가가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이러한 대목이 경제위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한국인의 마인드를 떠받치고 있는 기본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생존제일주의, 시쳇말로 ‘먹고사니즘’이다. 이 작품이 감동적인 서사로 포장해서 정당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먹고사는 게 제일 중요하고 다른 것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를 전쟁세대는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여전히 이런 것을 내세우고 거기에 반응한다는 것이 놀랍다. 답보상태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1950년에 전쟁이 있었고 두 세대가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 그 영점에 서 있고, 그 포획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2008년에 한 번 더 확인해준 셈이다.

10장 2010년대: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소라에서 시작해 나나와 나기의 1인칭 진술로 진행한 소설은 마지막에 나나의 짧은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이 《계속해보겠습니다》가 된다. 세 인물이 합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나나가 빠져나오면서, 나나가 주인공이 되어 전진하게 된 것이다. … 그렇다면 미분화 상태에서 드디어 빠져나온 다음 단계의 이야기가 다음 소설에 담겨야 한다. 황정은이 그것을 쓸 수 있을 것인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 번의 시도가 있었고 아직 한 편도 못 썼으니, 이제 비로소 쓰게 되는 것이다. … 나나의 출산과 함께 새로운 소설이 시작될 것이다.  

저자 소개

이현우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로쟈’라는 필명을 가지고 매일 새롭게 출간되는 책들을 소개하는 서평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주로 대학 바깥에서 러시아문학과 세계문학, 한국문학, 인문학을 강의하며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 《책에 빠져 죽지 않기》, 《책을 읽을 자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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