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한명회부터 이완용까지 그들이 허락된 이유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이성주
  • 2019.05.31
  • 추수밭
  • 276쪽
  • 15,000
  • 9791155401484
도서 소개
왕이 허락해야 등장하는 만들어진 내부의 적, 간신
정치의 계절이라는 말은 새삼스럽다. 지금 여기에서는 언제나 정치가 격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적 이슈마다 불려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간신이다. 간신의 사전적 정의는 군주의 눈을 흐려 국정을 뒤에서 농단하는 간사한 신하다. 언제나 격동 중인 정치의 역사는 이러한 간신들의 연대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간신을 경계하고자 하는 이른바 ‘변간법’이 일찍부터 체계화되어왔고 정교하게 다듬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시작된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간신은 매 순간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간신을 솎아낼 수 있을까?”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왔다.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도 이와 같이 간신에 대해 다룬 흐름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낯이 익은 간신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이 군신을 장악하고 국가를 농락하는 과정을 추적하거나 또는 이러한 간신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지혜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대신 저자인 이성주 작가는 “왜 간신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익숙하고 오래된 질문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무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신을 솎아낼 수 없었다면 전제부터 바꿔볼 필요가 있다. 바로 ‘간신들은 조직에서 어떤 쓸모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질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의 전환이다.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조선 건국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대표 간신 9인의 역사를 통해 권력과 조직의 속성을 파헤친 결과다.
목차

시작하는 글 간신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권력이 그들을 원했기 때문이다

*왜 간신은 끊이지 않는가?
간신은 없다
보통의 존재, 간신

간신은 만들어진다
리더에게는 간신과 같은 내부의 적이 필요하다 Ⅰ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Ⅰ 조직은 간신이라는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

간신은 선악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간신을 권하는 사회 Ⅰ 간신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간신은 이렇게 태어났다

홍국영 권신이 간신으로 변하기 전에 제어하라
홍국영이 없었다면 정조도 없었다 Ⅰ 짧았던 권력의 절정 Ⅰ 동지에 대한 추락 속의 배려 Ⅰ 권력의 속성. 그리고 왕의 결단 Ⅰ 간신의 탄생은 군주의 책임이다

김자점 왕에게는 적당히 쓸모없는 이쑤시개가 필요하다
권력은 운이다 Ⅰ 김자점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Ⅰ ‘왕’이란 이름의 태생적 불안함 Ⅰ 인조의 사정, 권위의 부재 Ⅰ 간신의 조건, 왕에게 필요한 쓸모없는 신하 Ⅰ 성공의 비결, 사람에게 충성하라 Ⅰ 간신배의 예정된 몰락 Ⅰ 김자점 최후의 승부수, 매국노로의 변신 Ⅰ 그러나 김자점의 잘못일까?

윤원형 성공하기 위해 미쳐야 했던 보통사람
문정왕후, 그리고 수렴청정 Ⅰ 왕자가 있는데 왕자가 또 태어났다 Ⅰ 문정왕후의 수렴청정은 과연 최악이었을까? Ⅰ 조선 건국정신의 역린을 건드린 숭불정책 Ⅰ 그리고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한 윤원형 Ⅰ 을사사화 또는 골육상잔 Ⅰ 윤원로를 제거하라 Ⅰ 언론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장악한다 Ⅰ 윤원형은 왜 신분차별 폐지를 주장했는가? Ⅰ 간신에게는 모시는 주인이 전부다

*간신은 이렇게 모든 것을 장악했다

한명회 욕망을 관리받지 못한 처세의 달인
칠삭둥이 궁지기의 인생역전 Ⅰ 난세를 기회로 만든 비상한 정치적 역량 Ⅰ 욕망과 야망을 구분할 줄 알았던 냉철함 Ⅰ 혼인으로 맺은 가장 끈끈한 인맥 Ⅰ 믿지 못하기에 믿었고, 믿었지만 믿지 못했다 Ⅰ 권력의 중심에서 천수를 누리다 Ⅰ 한명회는 간신이었을까?

김 질 역사를 배신하고 자신을 선택한 그날의 결정
문종이 아끼던 충족한 신하, 김질 Ⅰ 세조가 아꼈던 그의 장인, 정창손 Ⅰ 그날 하루의 선택 Ⅰ 기회주의자인가? 엘리트 관료의 변신인가?

이완용 부조리한 나라를 팔아먹은 부조리한 매국노
괴물의 탄생 Ⅰ “아버지의 이름으로 살았을 뿐이다” Ⅰ 독립문 현판을 쓴 매국노 Ⅰ 이완용‘만’의 잘못인가?
*간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임사홍 간신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간신
강직하고 소신 있었던, 사림의 적 Ⅰ 연산군은 과연 폭군일까? Ⅰ 임사홍이 갑자사화를 일으킨 것인가? Ⅰ 임사홍은 연산군의 채홍사로 활약했는가? Ⅰ 연산군은 폭군이고, 임사홍은 간신이다

원 균 군주에게는 죄를 뒤집어써줄 내부의 적이 필요하다
개운치 않았던 성장 과정 Ⅰ 이순신이 키우고 원균이 말아먹은 수군 Ⅰ 누가 자격 없는 지휘관을 전장에 세웠는가? Ⅰ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주인을 사냥하지 않을까?” Ⅰ 결속을 다져줄 적이 없다면 내부에서 적을 만들어라 Ⅰ 군주에게 이용당한 무능한 신하

유자광 인간답게 살려니 역사의 짐승이 되었다
세조 시절, 그의 신분적 한계와 벼락출세 Ⅰ 예종 시절, 그의 첫 번째 위기와 결단 Ⅰ 성종 시절, 차별과 폄훼를 감내한 시간 Ⅰ 연산군 시절, 결국 간신의 탄생 Ⅰ 김일손의 사초는 믿을 만한가? Ⅰ 연산군의 적은 선비다 Ⅰ 선비의 적은 연산군이다 Ⅰ 모두가 간신의 몰락을 바랐다

마치는 글 누구나 간신이 될 수 있다 

책 속으로

안타까운 사실이 있다. 왕과 신하라는 표현이 쓰여서는 안 되는 민주주의 체제인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간신이라는 단어는 언어로서의 생명을 가지고 계속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사용 용례에 적합한 인물들이 계속 등장한다는 것이다.
〈간신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권력이 그들을 원했기 때문이다〉 중에서

충신이야말로 인간의 속성에 반하는 비정상적인 존재다. 역사로 되새김질되는 까닭 또한 그들이 희귀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우리의 본성은 간신에 가깝다. 인간은 나약하고, 이기적이다. 우리 보통사람들이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간신은 지옥에서 올라온 별종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나 여상하게 마주칠 수 있는 우리 자신의 다른 모습이다. 〈간신은 없다〉 중에서

간신은 간신을 허용한 왕과 시대가 있어야 등장할 수 있다. 신하 혼자 욕망한다고 간신이 될 수는 없다. 이를 받아들이고, 허용하는 왕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간신을 바라볼 때 이런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왕은 왜 간신을 받아들였을까?” 왕이 간신을 ‘허용’한 까닭은 결코 무능해서가 아니라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신은 선악으로 평가할 수 없다〉 중에서

홍국영과 정조는 신하와 왕, 그 이상의 농밀한 감정적 교류가 있는 관계였다. 같이 죽을 고비를 넘겼고, 온갖 고난 끝에 권력을 쥐게 된 동지였다. 그런데 정조는 이 관계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이 다음의 행보는 군주가 ‘간신’의 등장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교과서적인 대응이다. 〈권신이 간신으로 변하기 전에 제어하라〉 중에서

기반이 불안했던 인조에게는 자기를 짖어줄 번견이 필요했다. 그 개는 사나우면서도 자신이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없어야 했다. 생각이 없고, 인망이 없으며 능력도 없고 만족을 몰라야 했다. 김자점이 인조에게 선택된 이유다. 〈왕에게는 적당히 쓸모없는 이쑤시개가 필요하다〉 중에서

윤원형은 권력을 잡은 뒤 언론삼사를 자신의 아래에 두었다. 우리에게 기시감이 드는 풍경일 것이다. 정권을 잡은 뒤 언론을 길들이려 하거나 언론과 각을 세우는 풍경은 한국 현대사에서 넘쳐나기 때문이다. 권력자들은 언론이라는 감시견을 반드시 묶으려고 한다. 그 시도가 성공했을 때, 바로 간신이 태어난다.
〈성공하기 위해 미쳐야 했던 보통사람〉 중에서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 끝까지 지켜냈던 가치가 있었다. 바로 조선의 왕통이었다. 그는 이씨 왕조의 명맥만은 유지될 수 있도록 일제와 협상했고, 사회 지배계층들의 지위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나라 잃은 슬픔과 분노는 오직 백성들의 몫이 되었다. 망국의 역사에서 매국노는 없다. 매국노들이 있을 뿐이다.
〈부조리한 나라를 팔아먹은 부조리한 매국노〉 중에서

어쩌면 선조는 원균을 공신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덮고 권력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보다 더 컸을 것이다. 자격 없는 원균이 일등 공신이 된 까닭은 여기에 있다. 공정한 신상필벌은 지도자의 책임이고 의무다. 그리고 신조는 그 책임을 도외시했다. 모두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군주에게는 죄를 뒤집어써줄 내부의 적이 필요하다〉 중에서 

저자 소개

이성주

시나리오, 전시 기획, 역사교양, 밀리터리 등 어느 한 분야로 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문화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딴지일보》 에서 군사 분야 논객으로 활동 중이며 포스코의 ‘포레카 창의 놀이방’, SERI CEO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역사와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역사는 현실과 괴리되어 있지 않고 언제나 우리 일상과 함께 호흡한다’는 신조를 바탕으로 역사서를 다수 집필했다. 그 가운데 우리 역사 속의 숨은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다룬 《엽기조선왕조실록》 (개정판 제목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조선왕조실록》)은 서점가에서 하나의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역사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 《아이러니 세계사》,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조선사 진풍경》, 《역사의 치명적 배후, 성》, 《아리스토텔레스, 이게 행복이다》(1318 청소년 시리즈), 《파국으로 향하는 일본》(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시리즈), 《완벽하게 자살하는 방법》, 《왕들의 부부싸움》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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