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설가의 고백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에코의 머리를 훔치다!
  • 지은이
  • 옮긴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움베르토 에코
  • 박혜원
  • 2011.07.18
  • 레드박스
  • 313쪽
  • 13,800원
  • 9788989456261
도서 소개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이후 8년,
움베르토 에코 최고의 인문에세이
에코의 머리를 훔치다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양의 책을 읽는 작가. 세계에서 가장 추앙받는 지식인 중 하나인 움베르토 에코. 그만의 독특한 지적 유머가 듬뿍 담긴 에세이가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성공한 교수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코의 나이는 이미 여든 살이다.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그는 1980년에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발표했으므로 소설가로서 자신의 나이는 채 서른 살이 되지 않는다고 허풍을 떨며,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라고 말한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상 다섯 권의 소설 외에도 수많은 비평서와 칼럼을 통해 본인이 ‘걸어 다니는 지식의 백과사전’임을 보여주었던 대작가가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비밀 이야기를 우리에게 고백한다는 걸까? 에코의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들은 이미 예상했겠지만, 그가 말하는 고백이란 사적인 의미의 고백과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의 본문 맨 마지막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란 바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에서부터 호메로스와 단테, 보르헤스와 제임스 조이스, 톨스토이와 뒤마 등 수많은 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서 소설과 독자와의 관계, 소설가와 소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독자와 소설가와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들려주는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 첫 번째는 에코의 방대한 독서 이력이 선사하는 지식의 즐거움. 두 번째는 에코 자신이 겪었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재미있는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 세 번째는 능청스럽고 뻔뻔할 정도로 익살스러운 유머가 주는 즐거움이다.
이 짤막한 에세이는 궁극적으로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읽고 그것에 영향 받아 다시 쓰게 되는 행위, 즉 읽고 쓰는 행위에서 이토록 경이로운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위대한 작가의 깊은 내공에서 우러나온 짧은 에세이 한 편이 독자에게 얼마만큼 지적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지식을 탐닉하는 자의 은밀한 고백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
읽는 행위가 쌓이고 쌓이면 쓰는 행위에 언젠가는 큰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이 책은 성공한 교수이자 학자로서 살고 있던 그가 왜 늦은 나이에 소설가가 되었는가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가 외야에서 날아오는 하얀 공을 바라보면서 갑자기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충동적으로 결심했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에코 역시 어느 순간 충동적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열여섯 살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베네딕트 수도원을 방문한 소년, 에코는 회랑을 걷다가 어두운 장서관 위에 펼쳐진 『성인전』(교회력 연대로 정리된 성인, 순교자의 전기집)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깊은 적막과 어둠 가운데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몇 가닥의 빛줄기가 쏟아지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그의 온몸에는 전율이 흘렀다고 한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뒤,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그 순간이 의식 밖으로 뛰쳐나와 소설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렇듯 창작 과정에 영향을 주었던 개인적 경험과 작품의 뼈와 살이 되어주었던 여러 텍스트들을 공개하는 첫 장은 에코의 유머가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2장에서는 텍스트와 독자 사이에 벌어지는 오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책은 각각의 독서를 통해서 새로 태어난다.”고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에코 역시 “텍스트는 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처럼 세상에 던져졌기 때문에” 작가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지적 유희를 즐기는 독자에게만 살짝 윙크를 던지듯이 그는 작품 속에 이중코드라는 요소를 심어놓았고 그걸 알아보는 수준 높은 독자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끔찍이도 즐긴다. 좋은 작품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새로운 해석을 준다고 말하는 에코는 이중코드를 소설에 대한 애정과 지성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한다.
안나 카레니나, 햄릿, 몽테크리스토 백작, 베르테르, 히스클리프, 라스콜리니코프, 그레고르 잠자와 스크루지 영감. 이와 같이 가족보다도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 서술해놓은 3장에서 에코는 소설가이자 철학자로서 허구 세계가 갖는 존재론적 의미를 되짚어본다. 친한 친구가 연애에 실패했을 때는 그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기아에 허덕이는 지구촌의 사람들 때문에는 그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젊은 베르테르의 실연에 가슴 아파하며 목숨까지 버리는 독자들의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에코는 이렇게 물으면서 또 이렇게 답한다. “역사 인물과 달리 소설 속 주인공들은 <피와 살을 가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슬픔과 비극에 가슴 아파한다.”
창작 과정에서 필요한 날것 그대로의 재료를 전시하는 4장에서는 방대한 지식의 창고를 개방한다. 라블레와 제임스 조이스, 호메로스와 휘트먼의 목록에 자신이 뽑은 목록까지 공개하는 이 장은 언어에 대한 순수한 탐닉과 과잉에 대한 욕구를 과시한다. 자신의 저서 『궁극의 리스트』의 축소판이기도 한 이 장에서는 훌륭한 문인들의 작품에 등장했던 목록들의 컬렉션이지만, 그 덕분에 독자들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놀라운 언어의 연금술이 펼쳐지는 위대한 작가의 머릿속을 훔쳐볼 수 있다.

라블레와 조이스, 호메로스와 휘트먼의 목록에 자신이 뽑은 목록들까지 이어붙이는 이 젊은 소설가의 태도는 뻔뻔해 보일 정도로 자기 지시적이고 자기 옹호적이기까지 하다. 언제나 영리하고 사색적인 이런 성찰은 마니아들에게는 즐거움을 신출내기 독자들에게는 정보와 깨우침을 선사할 것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움베르토 에코는 읽는 행위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그는 지식을 탐닉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은밀한 욕구를 은근히 자극하는 특기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북리스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양의 책을 읽는 움베르토 에코는 그의 독서 이력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예시에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라는 푹신한 완충제를 덧대어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컴플리트리뷰닷컴>

복잡한 문제를 쉽고 익살스럽게 말할 줄 아는 에코의 능력 덕분에 『젊은 소설가의 고백』은 짧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팝매터스>
목차

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쓰기
Ⅱ. 저자와 텍스트 그리고 해석자
Ⅲ. 허구적 등장인물에 관하여
Ⅳ. 궁극의 리스트
미주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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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는 왜 호메로스는 창조적 작가이고 플라톤은 그렇지 않은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쁜 시인은 창조적인 작가인 반면, 훌륭한 과학 저술가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13쪽

창조적 작가는 자기 작품의 합리적 독자가 되어 억지스러운 해석에 반박할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들은, 말하자만 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처럼 이미 자신의 글을 세상에 던져놓았기 때문이다.
16쪽

그러나 나는 어떤 학문에 대한 책이건 일종의 추리소설, 즉 어떤 종류의 성배(聖杯)를 찾는 탐구 보고서처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19쪽

하지만 문학의 목적이 오로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위로하는 것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문학은 독자들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바람 때문에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씩 읽도록 도발하고 영감을 준다. 이와 같이 나는 이중코드가 지루한 귀족적 경련(aristocratic tic)이 아니라 독자들의 지성과 소설에 대한 애정에 경의를 표하는 한 방식이라고 믿는다.
50쪽

뒤마는 그곳에 머무는 동안 방문객들이 ‘진짜’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갇혔던 감옥이라고 하는 곳을 꼬박꼬박 구경하고, 안내인들은 한결같이 당테스나 파리아, 혹은 기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마치 실존했던 사람들처럼 얘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몇 년 전, 나는 그곳의 요새를 방문했다가 몽테크리스토의 감옥이라는 곳은 물론이고, 파리아 신부가 팠다는 굴도 본 적이 있다.)
105

극의 전략이 관객의 눈물을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두면 관객은 인문학적 소양이나 문화적 수준과 상관없이 울게 된다. 이런 반응은 미학적인 문제가 아니다. 위대한 예술 작품은 감정 반응을 일으키지 못해도, 많은 삼류 영화나 싸구려 소설들은 그런 일을 너끈히 해낸다.
106쪽

현실 세계에서 수백만 인구(아이들을 포함하여)가 기아로 죽어가는 상황에는 그다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베르테르나 안나 카레니나의 죽음에 비통해하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사람의 슬픔을 마음 깊이 함께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109쪽

그렇게 우리는 이 인물들을 자기 삶의 모델로서뿐 아니라 타자의 삶의 모델로까지 받아들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가르강튀아 같은 욕심, 오셀로 같은 질투, 그리고 햄릿 같은 의심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곧 스크루지라고 말할 터이니 말이다.
141쪽

히스클리프는 왜 굴욕 앞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고 기다려 캐서린과 결혼하고 훌륭한 시골의 신사로 살 수 없었을까? 왜 안드레이 공작은 위중한 병세를 극복하고 나타샤와 결혼하지 못했을까? 왜 라스콜니코프는 학업을 마치고 존경받는 교수가 되는 대신 병적인 사색에 빠져 노파를 살해했을까? 왜 그레고르 잠자가 가련한 벌레로 변신했을 때 아름다운 공주가 나타나 키스를 하고 그를 프라하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탈바꿈시켜주지 않았을까? 왜 로버트 조던은 황폐한 스페인 언덕에서 파시스트 반란군을 무찌르고 연인인 마리아와 다시 만날 수 없었을까?
162쪽
저자 소개

움베르토 에코 


저자 움베르토 에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는 언어학자이자 기호학자, 철학자, 미학자, 역사학자이며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부터 보르헤스와 제임스 조이스를 거쳐 인터넷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전문 지식을 갖춘 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며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까지 통달한 언어의 천재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래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 불리는 그는 살아 있는 석학이자 이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현재 볼로냐대학교에서 건축학, 기호학, 미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세계 명문대학의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젊은 소설가의 고백』을 비롯하여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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