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배상열
  • 2017.03.07
  • 추수밭
  • 264쪽
  • 14,000
  • 9791155400951
도서 소개
《진령군: 조선을 홀린 무당》은 조선 역사에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군호를 받은 무당인 진령군을 중심으로 한국사상 가장 한심했던 시기인 19세기 말을 조망한 역사교양서다. 진령군은 임오군란을 맞아 혼란과 공포에 빠진 명성황후에게 접근해 앞날을 예언하는 이능을 보여주며 홀렸던 무당이다. 이후 명성황후는 그에게 크게 의지해 국가적인 사안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에서 그의 의견을 주로 참고했다.
목차

들어가는 글 굿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부 망국은 이렇게 예정되었다
폭풍 전야
애도받지 못한 승하 | 그곳에 그가 있었다 | 초라한 즉위 | 이하응, 역사로 나오다

예정된 좌절
다시 세우는 나라 | 백성의 것은 백성의 것으로 | 빛만큼 짙은 그림자 | 이하응은 왜 경복궁에 집착했을까? | 권력에서 물러난 왕의 남자 | 좌절된 개혁|혼돈을 기다리는 무당

제국이 된 일본
메이지 유신의 시작 | 일본은 왜 근대화에 성공했는가? | 러시아 경계를 권유함 | 온건한 개혁이란 없다 | 근대화 대신 굿판이 벌어진 조선 |굿판을 기다리는 무당

2부 조선을 홀린 무당
개와 늑대들의 시간
버림받은 군인들 | 책임지지 않는 지도자 | 사라진 백성들의 피 | 굿판을 접으려는 무당 | 굶어 죽으나 법으로 죽으나 |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분노 | 그들에게 홀린 사람들

역사에 등장한 무당
조선을 둘러싼 새로운 긴장 | 무당, 왕비를 홀리다 | 망국의 예감 | 궁으로 들어온 무당 | 세상은 더욱 수상해지고 | 북쪽에 새로 세워진 관왕묘 | 역사로 나온 무당

홀린 왕의 나라
위험한 자들이 폭발시킨 개혁 | 삼 일만에 사그라진 불길 | 불쌍한 왕과 불쌍한 백성의 나라

침몰하는 조선
썩고 더러워진 문고리 | 배경이 자격이고 힘인 세상

3부 그들의 나라, 조선
조선의 마지막 기회
거문도를 둘러싼 열강 | 고종과 청의 갈등 | 무당을 탄핵하다

반역에 짓밟힌 횃불
밟혔던 이들의 동맹 | 밖의 손을 빌려 안의 눈물을 막고 | 조선 땅에서 벌어진 대리전 | 원통하게 꺼진 횃불

왕비를 살해하라
이준용의 반역 | 일본의 성장과 러시아의 견제 | 혼란스러운 굿판 | 작전명 여우사냥 | 어제의 비난이 원통함으로 바뀌고 | 왕비와 함께 퇴장한 무당

4부 제국의 최후
그날 이후
아관파천, 사라진 왕 | 매천야록의 시작 | 제국을 자칭하다 | 이름뿐인 제국 | 이하응, 지다 | 엄귀비의 세상 | 개혁의 한계 | 조선인 디아스포라

마지막 전날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 황제가 되고 싶은 장손 | 껍데기뿐인 근대화 | 또 다른 진령군의 등장 | 다가오는 침략

제국의 최후
양무호 또는 대한제국이라는 배 | 대한제국의 중립 선언 | 러일전쟁의 서막 | 열강으로 올라선 일본 | 지도자들은 왜 미신에 홀릴까? | 제국의 끝 | 스러진 황제의 밀사 | 황제의 퇴장 | 사라졌던 그녀와의 만남 | 비열한 역사의 시작 | 그래도 역사는 이어졌다

나가는 글 하나의 역사는 끝나고 

책 속으로

개혁을 한답시고 새로운 조직과 자리를 만드는 바람에 이전보다 오히려 못한 상태가 될 우려도 적지 않다. 그 대부분은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기 때문에 더울 때는 덥다고 아우성이다가 온도를 떨어뜨리면 이번에는 춥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개혁을 위한 점진적인 개혁은 최악의 결과만 부르기 쉽다. 다만 그런 시행착오가 무수히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 서서히 개혁이 시도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_‘제국이 된 일본’ 중에서

무당은 재빠르게 셈을 해봤다. 가능성이 희박하기는 했지만 만일 자신이 예언한 대로 이뤄진다면 어마어마한 기회가 올 수 있었다. 예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시골바닥으로 쫓겨나 숨어 사는 왕비가 보복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무당의 도박은 안전한 환경에서 계산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당은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박을 터뜨렸다. 왕비는 무당이 환궁할 날짜까지 맞췄다고 철석같이 믿었지만 이미 단단히 홀린 상황이었기에 무슨 이야기를 해도 믿었을 것이었다. _‘역사에 등장한 무당’ 중에서

김옥균을 위시해 급진적 개화를 주장한 지식인들이 태동한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세상에는 배부른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부류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 자들이 제도권 밖에 위치하고 있다면 절망한 나머지 발광하거나 외로운 늑대가 되어 떠돌다가 사라지기 십상이다. 역사는 비범한 자들이 넘을 수 없는 벽에 격돌하고 사라진 흔적이기도 하다. _‘홀린 왕의 나라’ 중에서

모든 문제는 아비인 자신에게 있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서 고종을 허수아비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오늘의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물러난 다음 아들이 혹독한 과정을 거쳐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줘야 했다. 그러나 아비의 허수아비였던 아들은 며느리의 허수아비로 바뀌었다.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은 헛되었지만 죽기 전에 아들과 절절하게 말하고 싶었다. 이하응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들을 기다렸다. _‘그 날 이후’ 중에서

세수가 한계에 도달한 형편에 군대를 늘리겠다면 용도가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고종은 자신을 위협하는 적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존재한다고 확신한 것이다.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은 물론 동학혁명전쟁이 발발한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_‘마지막 전날’ 중에서

성강호라는 자가 귀신을 볼 수 있다 해 고종이 불러 왕비를 볼 수 있게 하라고 명했다. 하루는 민자영의 신위가 모셔진 경효전에서 다례를 행하던 성강호가 갑자기 계단 아래로 엎드렸다. 고종이 연유를 묻자 “황후께서 임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고종은 탑을 어루만지며 대성통곡했다.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제사를 지낼 일이 있으면 고종은 반드시 성강호에게 물었다. 성강호는 ‘황후가 왔는가?’라는 물음에 ‘내려오시기도 하고 내려오시지 않기도 합니다’라고 답하곤 했다. 불과 일 년 만에 성강호의 관직이 협판에 이르렀으며 그의 문전이 저자 같았다. 진령‘군은 끌어내려졌지만, 대한제국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_‘또 다른 진령군의 등장 중에서

왕비를 등에 업고 인사는 물론 국가 정책까지 좌지우지했던 자신의 문고리가 바로 권력의 문고리였다. 북관묘에 줄을 대려는 경쟁이 살인적일 정도로 치열했던 것과 늘어선 자들이 바치는 값진 뇌물이 산더미 같았던 것이 어제 같았다. 머리가 희끗한 고관들이 누이로 부르고 나라에서 손꼽히는 인재라는 것들이 제발 수양아들로 삼아달라고 애걸했다. 고작 그런 것들에 의해 조정이 움직이고 국가가 돌아간다는 사실이 한없이 우스웠고 측은하기까지 했다. _‘하나의 역사는 끝나고’ 중에서  

저자 소개

배상열

저자 배상열은 역사교양서 집필가. 1963년 경북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다음 미처 고향의 말을 배울 사이도 없이 부친을 따라 서울로 건너왔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일보에서 근무했으며, 2003년 역사 장편소설을 출판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추수밭에서 출간된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 징비록》,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을 비롯해 《난중일기 외전》, 《동이》(2007년 문화관광부 장관대상) 등 40여 종이 있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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