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속옷을 입은 <최후의심판> | 미켈란젤로, 음란물 판정을 받다
녹색 없는 녹색 섬 |‘그린란드’작명의 아이러니
젖꼭지에 깃든 품성이 아이의 품성까지도 바꾼다 | 수유(授乳)결정론 소사
과학자의 난제를 해결한 아내 | 생활 상상력의 위력
조선의 아낙들은 왜 상여에 달려들었나? | 생리대 속으로 녹아든 남아선호사상
아이러니 세계사 2 - “누구나 인생은 서툴다, 천재도 영웅도”
방랑하는 야심가, 카사노바 | 연애는 성공의 수단일 뿐
침대 위의 데카르트 | 나는 늦잠 잔다, 고로 존재한다
골초 처칠 | 내 건강의 비결은 술과 시가
철부지 남편 톨스토이와 악처 소피아 | 고매한 이상과 비루한 현실
퀴리 부인, 바람났네 | 우리가 읽는 위인전이 반쪽짜리인 이유
아이러니 세계사 3 - “신념과 운명은 동전의 양면이다”
식민지에서 벌인 마술쇼 | 알제리 독립을 억압한 프랑스의 기획
반바지 착용 죄 | 잔 다르크는 음란했다?
중세의 성 | 처녀의 뼈가 우리를 지켜 주리라
섹스의 암흑기 | 신께서 섹스를 금하셨다
쓸모없는 장기 ‘결장’의 수난사 | 똥독은 만병의 근원
모 아니면 도, 신립의 로또전투 | 무데뽀 정신의 위험성
아이러니 세계사 4 - “과하면 넘치게 마련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속사정 | 한 정보수집 담당의 엉뚱한 미래전략
전쟁의 최단 기록 | 영국과 맞짱 뜬 잔지바르 섬
네 개의 침실 | 기발한 스탈린의 기가 찬 죽음
차우셰스쿠의 아이들 | 터무니없는 인구 정책의 말로
거품 속에 피고 진 튤립 | 거품경제 이후의 충격과 공포
골드러시의 시작 | 한 스위스인의 가슴 뛰는 인생 역전
골드러시의 끝 | 한 스위스인의 가슴 시린 인생 역전
아이러니 세계사 5 - “게임에는 오직 승자가 있을 뿐이다”
링컨의 노예해방 작전 | 정치적 도구로 탈바꿈한 인권
궁지에 몰린 독일의 독가스 작전 | 공업입국의 신무기
히틀러의 위조지폐 작전 | 최선을 다해 달러를 찍어라!
비열한 ‘남극정복’ 전초전 | 아주 특별한 사기꾼, 아문센
비열한 ‘남극정복’ 본게임 |‘인간 승리’의 허상, 스콧
황산벌 전투 | 삼국통일에 관한 몇 가지 진실
신라의 마지막 왕, 그의 남다른 선택 | 경순왕은 정말 비운의 왕인가?
아이러니 세계사 6 - “운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제임스 가필드의 죽음이 남긴 것 | 대통령 의료사고가 이끈 의료 혁명
외과의사 분투기 | 왕의 치질이 다시 쓴 유럽 의학사
루이지애나 가로채기 | 미국 영토를 두 배 늘린 대통령의 사기 행각
겨자가스의 변신 | 죽이는 독이 살리는 약이 되기까지
한국판 트로이 전쟁 | 고구려 태자와 백제 미녀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
저자의 말
참고문헌
우리가 지금 세계적인 명작이라 칭송하고 있는 <최후의 심판>은 이미 교황청의 ‘심판’을 한 번 받았던 것이다. 예술의 이름에 외설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창작자에게는 모욕이겠지만, 예술의 길고 긴 역사는 이런 충돌의 연속이었는지도 모른다.(16쪽)
르네상스 시절의 유럽 엄마들부터 현대의 엄마들까지 엄마의 마음만은 시공을 뛰어넘어 다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친 집착을 만드는 당대의 상식들로부터 어떻게 현명하게 우리의 초심을 일관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26쪽)
그동안 카사노바 하면, 엽색 행각으로만 알려져 왔지만 그의 인생은 성공과 출세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시간들이었다. 그의 끝없는 방랑길도 따지고 보면,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을 찾기 위한 유세길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여자관계가 복잡하고 난잡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건 몸밖에 없었던 카사노바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한 인간의 출세에 대한 집착. 그것이 바로 카사노바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을까?(48쪽)
위대한 철학자의 말로치고는 너무도 황당한 최후다. 피치 못할 사정이었지만, 만약 그가 아침형 인간과 예속관계를 맺지 않고 꿋꿋이 자기의 철학 세계를 펼쳤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그에게만은 숙명이었던 늦잠을 보장해 주는 삶이 가능했다면, 데카르트는 더 오래오래 살면서 인류에게 혁신적인 철학의 방향을 제시했을지도 모른다.(56쪽)
우리가 악처라 말하는 소피아. 그러나 한 발짝 물러서 바라보면, 인고의 세월을 눈물로 참아 냈던 평범한 아내들의 모습이 드리워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74쪽)
어린 시절 위인전에 나오는 퀴리 부인은 오로지 과학 연구에만 매진하느라 주변은 물론, 자신의 건강까지 돌보지 않는 맹렬 과학자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사랑’이 있었고, 그 사랑 덕분에 온 세상을 적으로 돌려야 했다. 그동안 반쪽짜리 위인전을 봐야 했다는 사실이 새삼 화가 나는 지금이다.(83쪽)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정말 코미디 같은 일화이지만, 순진한 알제리 원주민을 상대로 프랑스 정부가 한편의 사기극을 펼쳤다는 사실에 뒷맛이 씁쓸해지는 건 왜일까? 대한민국도 한때 식민지 역사를 겪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마술에 겁을 먹고 나라를 빼앗긴 알제리의 우매함 때문일까? 혹은 약소국을 무대로 여유로이 한판 사기극을 벌이고 패권까지 장악한 프랑스의 사악함 때문일까?(97쪽)
중세 시대, 성을 지을 때 꼭 필요했던 재료가 바로 ‘처녀의 뼈’였다. 처녀로 죽은 여자의 뼈를 백골이 되도록 잘 말려서 성벽 사이사이에 박아 넣으면 그 성은 천하무적의 성이 된다고 믿었다.
처녀의 힘으로 성을 지킨다는 주술적인 의미였는데, 당시에는 ‘절대 진리’로 통용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지은 성이 함락되는 경우였는데, 그럴 경우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그 뼈의 주인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금의 상식으로 봐서는 분명 말도 안 되지만, 중세 시대에서는 일반 상식처럼 통용되었던 이야기였다. 처녀에 대한 인류의 집착은 이 정도로 질겼던 것이다.(110쪽)
이 이야기의 결말이 아이로니컬한 것은 차우셰스쿠의 죽음을 부른 이들이 바로 ‘차우셰스쿠의 아이들’이었다는 점이다. 차우셰스쿠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이 차우셰스쿠 정권 타도 시위대의 선두에 서서 차우셰스쿠를 몰아냈던 것. 그야말로 시대의 아이러니요, 역사는 부메랑이 되어 되살아난다는 산 증거라 하겠다.(1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