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를 뒤흔든 전쟁을 살펴본다
인류가 남긴 극적인 드라마, 전쟁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가 치룬 전쟁사 가운데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만을 가려 뽑아 재구성하고 있다. 전쟁의 네 가지 구성 요소인 군대, 무기, 전투, 군가에서 살펴보며, 특히 전설적인 전쟁영웅이 아니라 민중과 개인의 영광, 좌절, 애환들에 초점을 맞춰 전쟁의 재발견을 시도한다.
2006년 5월부터 3년 동안 오마이뉴스에 ‘곰PD의 전쟁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프랑스, 이라크, 태평양 등 세계 각지의 군사 현장을 다니며 군사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와 마니아의 전유물이던 ‘전쟁 이야기’를 대중 눈높이까지 끌어내려 누구나 즐길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들어가는 글
1장. 세계사를 뒤흔든 천재적 조직술_ 군대의 재발견
전장에서 꽃피운 사랑-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군대, ‘신성대’
수천 년 이어온 베트남 저항정신의 상징-고대 베트남의 여성 전사, 쯩 자매
오스만튀르크의 전성기를 구가한 ‘병정개미’-술탄의 친위대 예니체리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를 향한 열망-미국 최초의 흑인 부대, 54연대
독일군의 밤잠을 설치게 한 ‘밤의 마녀들’-소련 여성 폭격기 연대
붉은 꼬리의 검은 조종사들-아주 특별한 흑인 비행대대, 터스키기 비행대
소련의 보이지 않는 사단-히틀러도 감쪽같이 속은 소련군의 동원 제도
일본의 피를 이어받아 미군을 위해 싸우다-일본계 2세로 편성된 미군의 442연대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는 죄?-소련의 죄수 부대, 형벌 대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도 울고 가다-미국의 땅굴전 특수부대, ‘터널 래츠’
전사는 죽어서도 전사다-전사자의 여로
힘들고 지친 병사들의 로망, 핀업걸-전장의 엔터테인먼트
2장. 인류의 문명을 비약시킨 천재적 기술_ 무기의 재발견
세계 대변혁을 일으킨 작은 금속 조각-중세 봉건시대를 연 등자
스멀스멀 피어오른 노란 안개의 정체-영혼 없는 한 과학자의 비극과 독가스
대량 살상을 부른 속도에 대한 열정-보병을 참호 속으로 밀어 넣은 기관총
독일군의 오금을 저리게 한 철갑 괴물-지상전의 왕자, 전차의 탄생
‘크기’가 승패를 가른다-대함거포주의의 산물, 드레드노트
소리 없이 다가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다-해전의 필살 병기, 어뢰
전쟁을 가장 비인도적으로 만든 주인공-숨은 살인자, 지뢰
무인 폭격기, 미사일의 공포-나치 독일의 보복 병기, V-1과 V-2
빗나간 열정이 만든 인류 최대 재앙-현대판 ‘다모클레스의 칼’, 원자폭탄
군견 칩스가 훈장을 빼앗긴 사연-주인을 사랑한 군견의 죄
금강산도 식후경?-군 사기와 직결된 전투 식량의 역사
전장에서는 죽음에도 순서가 있다-야전 의료 시스템의 역사
‘뽕’ 맞은 전사들-전쟁의 우울한 이면, 약물
3장. 극한의 상황에서 꽃피운 천재적 리더십_ 전투의 재발견
한니발, 세계 최강 로마군을 전멸시키다-포위 섬멸전의 교과서, 칸나에전투
포위한 군대가 포위당하다-카이사르의 알레시아 공방전
‘신의 도리깨’, 유럽을 내리치다-유럽인의 황색 공포, 레그니차전투
십자가와 코란, 역사적인 첫 대결을 펼치다-레판토 해전
영국군 역사상 가장 졸렬한 전쟁-무능하기 그지없는 지휘관과 발라클라바전투
아메리카 원주민 최후의 저항-완벽한 승리와 치졸한 복수, 리틀빅혼전투
역사상 가장 값비싼 따귀 한 대-일파만파의 교훈, 타넨베르크전투
외로운 섬을 지켜낸 영국인 ‘최고의 시간’-‘나치 팽창’의 마지막 방어선, 영국전투
전투에서 지고 전쟁에서 승리하다-명절의 허를 찌른 베트남전 구정 공세
4장. 인간을 극한으로 몰고 간 천재적 심리술_ 군가의 재발견
켈트인의 아련한 독립의 꿈-〈스코틀랜드 더 브레이브〉
레드 코트, 줄루 전사들의 창을 꺾다-〈할렉의 사나이들〉
세계에서 가장 살벌한 국가-〈라 마르세예즈〉
한 급진주의자의 죽음이 부른 거대한 전쟁-〈존 브라운의 시신〉
파리를 핏빛으로 물들인 코뮌의 슬픈 봄-〈체리가 익을 무렵〉
피어보지도 못한 칠레 민중의 혁명가요-〈벤세레모스〉
영광과 피투성이는 한 끗 차이-〈라이저 위에 피〉
그림자 전사들의 연가-〈발라드 오브 그린베레〉
*부록 | 세계를 뒤흔든 전쟁사 연표
| 세계사를 꿰뚫는 전쟁 영웅 어록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의 재발견 (본문 속에서)
플라톤은 《향연》에서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한다.
“연인으로 구성된 국가나 군대를 만들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모든 병사가 연인과 함께 싸운다면 아무리 적은 세력이라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연인’이란 남성과 남성의 관계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20쪽, 전장에서 꽃 피운 사랑 중
독일 공군 JG-52 전투기대 지휘관 요하네스 슈타인호프(Johannes Steinhoff) 대위는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우리를 그렇게 괴롭히던 소련 조종사들이 여자란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밤이 되면 저속 복엽기를 타고 날아왔다. 한동안 우리는 그들 때문에 밤잠을 잘 수가 없었다.”
-48~49쪽, 독일군의 밤잠을 설치게 한 ‘밤의 마녀들’ 중
독일군은 소련의 ‘보이지 않는 사단’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단’이라니. 소련군은 ‘투명 망토’나 ‘도깨비 감투’라도 쓰고 있단 말인가? 비밀은 소련군 특유의 전시 동원 제도인 ‘2편성 제도’에 있었다. 1930년대 적군이 고안한 이 제도는 소련군 사단을 하룻밤 사이에 두 배로 만드는 비결이다.
-61~62쪽, 소련의 보이지 않는 사단 중
영원한 독일인이고자 했던 유대인 프리츠 하버가 마지막으로 발명한 독가스 사이클론 B는 2차 세계대전 내내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그의 동족을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 그나마 자신의 마지막 연구 성과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보지 못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120쪽, 스멀스멀 피어오른 노란 안개의 정체 중
맥심 기관총이 출현함에 따라 보병 전술에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대열을 갖춰 정면 돌격하던 방식은 이제 완벽한 자살 행위가 되었다. 이후 보병들은 살기 위해서 두더지처럼 땅을 파야 했다. 전쟁은 지루한 참호전과 무의미한 돌격이 반복되는 양상으로 변했다.
-125쪽, 대량 살상을 부른 속도에 대한 열정 중
어느 순간부터 과학기술은 인간 스스로 그 파괴력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한 가닥 말총에 매달려 언제 그 밑에 앉은 사람의 머리 위에 떨어질 모르는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인류를 한순간에 파멸로 몰아갈 수도 있는 무기를 관리하는 것도 결국은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에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167쪽, 빗나간 열정이 만든 인류 최대 재앙 중
탄넨베르크전투는 기원전 216년 한니발의 카르타고군이 로마군을 대파한 칸나에전투와 유사하다 하여 ‘현대판 칸나에전투’라고 불린다. (…) 그리고 삼소노프가 레넨캄프에게 올려붙인 뺨 한 대야말로 역사상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른 따귀라고 역사가들은 기록한다.
-248쪽, 역사상 가장 값비싼 따귀 한 대 중
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자극도 여러 번 자세히 간접 경험하면 나중에는 그다지 두려워지지 않는 법이다. 결국 이 노래는 죽음이라는 두려운 자극에 이런 습관화의 효과를 기대하는, 그래서 죽음의 공포를 억누르고자 한 공수대원들의 소망이 담긴 곡이다.
-326쪽, 영광과 피투성이는 한 끗 차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