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은 물론 가야, 부여 등 고대국가와 고대인이 살아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전쟁과 평화, 사랑과 본능, 부와 권력, 삶과 죽음 등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키워드를 총 4부로 엮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적 사실 이면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위대한 인물들에 가려진 수많은 조연들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저자는 역사를 바라보는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고대인의 삶과 애환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면서, 웃음과 재치가 묻어나는 고대인들의 일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1장 전쟁과 평화 - 싸움의 기술
113만 대군의 ‘아킬레스건’을 쏘다 - 고구려가 수나라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던 진짜 원인
Tip. ‘동북아 파워 게임’ 고구려 vs 수나라
국가의 존망이 걸린 ‘마구간 근대화 프로젝트’ - 백제 마부가 목숨 걸고 탈영한 사연
Tip. 규범과 지조의 나라, 백제
활 잘 쏘면 인생 역전 - 고구려인의 활쏘기 문화
Tip. 작지만 강한 고구려 활 ‘맥궁’
낙랑군의 초기 경보 체계를 무력화시킨 호동왕자의 미남계 - 호동왕자가 자명고에 집착한 진짜 이유
Tip.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 고대 군악대
한번 포로는 영원한 포로! - 고구려가 포로 교환을 거부한 속사정
Tip. 거대한 고구려 제국의 카리스마
가야국 최후의 보루 여자 특공대 - 가야 여성들이 군대 간 사연
Tip. 가야 여전사의 실체 전격 공개
2장 사랑과 본능 - 원초적 감정
신라판 ‘트랜스젠더’ 혜공왕의 비밀 - 혜공왕 암살 사건에 얽힌 사연
Tip. 신라 후기 불꽃처럼 타오른 왕위 쟁탈전
여왕의 육감은 국력이다 - 선덕여왕의 옥문곡 예언 이야기
Tip. 일연 표 선덕여왕 vs 김부식 표 선덕여왕
무릎 꿇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 왕도 거부할 수 없는 고구려 ‘첫날밤’ 통과의례
Tip. 시절 따라 변하는 결혼 풍속도
신라의 거침없는 결혼 제도 - 서방 셋을 거느린 선덕여왕의 사연
Tip. 신분에 따른 신라의 결혼 제도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안압지에서 출토된 목제 남근의 비밀
Tip. 흙으로 빚은 신라의 풍속도, 토우의 세계
신라 남성들의 가장 확실한 출세 방법은? - ‘귀한’ 손님을 모셔야 했던 아내들의 사연
Tip. 역사를 움직인 고대의 스캔들
3장 부와 권력 - 시스템의 법칙
고대 귀족들의 재테크 노하우 전격 공개 - 왕권 강화에 맞선 귀족들의 몸부림
Tip. 무기 판매상 연개소문의 파워
‘신라 드림’의 원조 석탈해의 인생 역정 - 외국인 석탈해가 신라의 왕이 되기까지
Tip. 베일에 싸인 석탈해의 출신
수로왕, 인도 처녀에게 ‘뻐꾸기’ 날리다 - 가야국 왕이 국제결혼을 선택한 이유
Tip. 고대 한반도의 외국인들
‘귀화’ 권하는 사회 - 고대국가의 원초적 인구 유치 경쟁
Tip. 단일민족 국가의 허와 실
지진이 일어나면 죄인을 사면한다? - 재이 사상의 기막힌 변질
Tip. 지진으로 분석하는 삼국의 풍속도
추락하는 화랑에는 날개가 없다 - 화랑이 삼국통일 후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사연
Tip.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화랑
백제 디자이너, 일본을 접수하다 - 6세기 일본에 불어 닥친 한류 열풍
Tip. 일본, 또 하나의 백제
의자왕의 딜레마, 나라를 살리느냐 죄인을 살리느냐 - 백제가 멸망한 진짜 원인
Tip. 백제 멸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상징의 달인’ 일연의 단군신화 탄생 비화 - 단군신화에 숨겨져 있는 역사적 진실
Tip. 한민족의 ‘명품 신화’ 단군신화 전격 해부
4장 삶과 죽음 - 운명의 변주곡
무령왕과 토지신의 은밀한 땅 거래 현장 르포 - 무령왕이 토지신에게 묏자리를 산 사연
Tip. 역대 최장, 27개월 걸린 무령왕의 장례식
멀고도 먼 황천길, 장장 150일장 - 부여의 장례식 풍경
Tip. 알쏭달쏭 고인돌 수수께끼
초상집에서 울려 퍼진 ‘부활’의 풍악 소리 - 고구려의 장례식 풍경
Tip. 무덤의 든든한 동반자 ‘부장품 열전’
스님, 등 좀 밀어주시겠어요? - 고승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Tip. 고대인의 산신 숭배 사상
만병통치 시술법 문신의 비밀 - 마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문신한 이유
Tip. 한민족 문신의 역사
고대의 마스코트 열전 - 동물숭배 사상에 깃든 고대인들의 자의식
Tip. 상서로운 동물의 정치학
저자 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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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진짜’ 고대사를 만나는 짜릿한 경험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고대?고대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 고대사는 지루하고 재미없다? 고대인은 엄숙하고 진지하다? 여기, 감춰져 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춰보면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삶의 지혜가 듬뿍 담긴 고대인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된다. 활만 잘 쏘면 인생 역전한 고구려인, 신라의 거침없는 결혼제도, 한류 열풍의 원조였던 백제 디자이너, 여성도 군대 갔던 가야의 사연까지…. 웃음과 재치가 묻어나는 고대인들의 삶과 일상이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엽기 고대왕조실록》의 후속작으로, 전작이 고대국가의 형성과 국제 관계, 기술 문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엽기 고대풍속사》는 고대의 사소한 역사와 풍속을 경쾌한 웃음으로 터치한다. 역사 속에 가려진 이름 없는 고대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호흡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해학과 기지로 다시 읽는 유쾌한 역사의 재발견!
“고대인이 살아가는 현장을 생중계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은 물론 가야, 부여 등 고대국가와 고대인이 살아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 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바로 《엽기 고대풍속사》인데요, ‘전쟁과 평화’, ‘사랑과 본능’, ‘부와 권력’, ‘삶과 죽음’ 등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키워드를 총4부로 엮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명고를 둘러싼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열렬한 사랑 이야기 속 놀라운 진실, 트렌스젠더였던 신라왕, 한민족의 명품 신화 단군신화 전격 해부, 고대에 불었던 문신 열풍 등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적 사실 이면의 흥미로운 주제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자못 기대됩니다. 그럼 이 책에서 고대 사회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각 지역의 리포터를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고구려를 연결하겠습니다.
최근 대학(고구려의 교육 기관) 가에 길거리 캐스팅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평민 온달이 사냥대회에서 뛰어난 활 솜씨로 장원을 차지하자 ‘영웅’ 기획사들 사이에서 가능성 있는 인재를 영입하려는 경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하교하는 학생들로 북적이는 대학 정문 앞에는 서로 좋은 학생을 캐스팅하려는 매니저들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캐스팅 매니저 : 어이, 학생. 영웅 되고 싶지 않아? 학생은 영웅의 골격을 타고났어. 눈빛에서도 딱 포스가 느껴지고 말이지. 학생은 착수가 곧 성공이야.
학생 : 어떻게 착수하면 되는데요?
캐스팅 매니저 : 아주 간단해. ‘도전! 나도 영웅’ 기획사에서 자체 운영하는 학원이 있는데, 그 학원에 등록해서 영웅 연습생 과정을 밟으면 만사 오케이야. 온달이도 내가 키웠다니까. (p.35)
국민 영웅 온달의 얘기를 들은 학생은 망설임 없이 매니저를 따라나섭니다. 이렇게 기획사에 픽업된 학생은 연습생 신분으로 영웅 데뷔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본격적인 활 쏘기 연습에 몰두합니다. 기획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기획사 대표 : 고대 사회에서 학력이나 출신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저 활 하나면 끝! 활 잘 쏘면 영웅! 영웅 하면 활! 그거라니까요. (p.37)
활 잘 쏘는 사람을 영웅으로 대접하는 사회 분위기는 정부의 국방력 강화 정책과 맞물려 오늘도 수많은 젊은이가 화려한 미래의 영웅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구려 평양성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고구려가 동아시아 최강국이 된 이유가 바로 활 쏘기 장려에 있었군요. 활만 잘 쏘면 박지성이나 비, 장동건 못지않은 인기 스타에다,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니 가히 인생 역전이라 할 만합니다.
다음은 신라를 연결해보도록 하죠. 신라 서라벌 나와주세요.
여기는 신라 서라벌입니다. 선덕여왕을 모시는 세 남편들 사이의 불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몇 주간 여왕은 국정에 바쁘다는 이유로 남편들의 처소를 찾지 않았습니다. 선덕여왕 후사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첨성대 담당자에 따르면 의무 합방 기일인 오늘, 용춘?흠반?을제 세 남편 중 한 명만이 여왕을 모실 수 있습니다.
용춘 : 이래 봐도 내가 폐하의 공주 시절부터 모신 ‘조강지부’인데, 후사는 내 핏줄로 이어야…….
흠반 : 공주 시절부터 모시면 뭐합니까. 폐하가 아직도 후사가 없으신데. 메이드 인 성골! 성골하면 흠반! 폐하의 신성한 성골엔 나 흠반이 적합합니다. (p.118)
선덕여왕의 후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선왕인 진평왕 때부터 지금까지 대가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왕실 안팎에 감돌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여왕의 후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골 귀족 : 신라엔 성골 아님 다 죽으라는 겁니까? 진골이면 어때서…. 서방을 셋이나 두고도 후사를 못 이으면서 성골 타령이니 속이 안 터집니까?
이런 비판에도 남편을 셋이나 들여 성골을 지키고자 한 선덕여왕의 의지가 결실을 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성군으로 알려진 선덕여왕은 삼서제를 도입하여 후사를 잇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드러냈군요. 신라 왕실의 이러한 노력에도 왕위가 진골에게 넘어갔으니 역사란 ‘예측불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번엔 무대를 확장해볼까요? 중국 양나라에 나가있는 백제 특파원 나와주세요.
여기는 중국 양나라, 아시아 13개국 사신들이 모여 있는 현장입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도포, 번듯한 가죽신. 유난히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백제 사신 옆으로 낡은 천 하나를 몸에 두르고 맨발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일본 사신이 서 있습니다.
양나라 황제 : 정말 우울한 라이프스타일이다 해. 일본 사신은 가지고 온 거 다시 보따리에 싸서 보냈다 해. 본국으로 돌아갈 때 옷도 몇 벌 챙겨 줬다 해. 불쌍해서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해. (p.211)
일국의 대표로 공개 망신을 당한 일본 사신은 백제 사신을 찾아가 디자이너 초빙을 공식 의뢰했습니다.
일본 사신 : 백제의 패션 디자이너가 일본에 오면 문화 교류도 되고… 경비는 저희 쪽에서 일체 지급할 예정이므니다. (p.212)
백제는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디자이너 킴 부부를 전격 파견했습니다. 킴 부부의 재봉 수업과 베틀 짜기 수업은 대성황을 이루어 전국 각지에서 백제 컬렉션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본을 강타한 백제 열풍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양나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지금도 아스카의 시골 마을에 가면 백제 디자이너 부부를 모신 ‘구레쯔히코’라는 신사가 있다고 합니다. 욘사마를 능가하는 백제 디자이너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고대사를 이해하는 즐거운 상상력
“현대인의 눈으로 고대인의 마음을 읽는다”
지난 2월 출간되었던 《엽기 고대왕조실록》을 읽은 독자라면 《엽기 고대풍속사》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작인 《엽기 고대왕조실록》이 고대국가의 형성과 국제 관계, 기술 문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엽기 고대풍속사》는 고대의 사소한 역사와 풍속을 경쾌한 웃음으로 터치합니다. 그리고 낡은 문헌 속 꽁꽁 숨겨진 고대인들의 진솔한 삶의 풍경을 현대적 상상력으로 복원하여 행간 속에 담긴 고대인들의 마음까지 읽어냈습니다.
고대인과 함께 호흡하는 놀라운 경험
“고대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
그동안의 고대사 책들은 김춘추, 김유신, 연개소문 등 교과서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의 삶을 주목했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그들이 만든 기록이었고, 그들의 궤적만 좇았습니다. 그러나 《엽기 고대풍속사》는 그 뒤에 가려진 수많은 조연들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역사는 그 시대를 산 모든 사람들이 만든 삶의 편린이란 믿음으로 이름 없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책 속으로 가만히 들어가면 그 속에서 고대인과 함께 울고 웃으며 호흡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