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미 재난은 닥쳐왔고, 미래는 결정되었다”
‘살인적인 폭염’부터 ‘반복되는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의 미래
“절망할 겨를도 없다.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2020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며 화제를 모은 2017년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확장한 책이다.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의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다. ‘플라스틱 쓰지 않기’나 ‘채식주의’와 같은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라서며 인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인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록적 한파가 왔으니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
지금 그 말의 대가를 우리가 치르고 있다
“나처럼 지적인 사람도 안 믿는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과학자들이 제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거부하며 한 말이다. 2017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더욱 자신만만하게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트럼프는 결국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에 들이닥쳤을 때 사망자가 3,000여 명에 이르렀는데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만 비난할 일은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온갖 이상기후와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딱히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계치 400ppm을 넘어섰고 평균 온도는 해마다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100년까지 1.5도 내지는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2050년 아니 그 이전에 찾아올 끔찍한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2도 상승을 막아낼 가능성보다 3도 심지어 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긴 하지만 말이다.
“‘북극곰의 위험’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자연재해’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대량 학살’의 위기
3~5도의 기온 상승이 ‘기정사실화된’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온도 상승에 따른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보고하려는 책이 아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미’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에 ‘서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의 실질적 재난을 긴급하고도 절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다.
아울러 이 책의 1부 제목이 말해주듯 “이것(기후변화)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북극곰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자연의 문제’로만 국한할 수 없다.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부터 동떨어진 곳에서 동물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식의 감성적인 접근은 오히려 기후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 많은 환경 책들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켜 깨끗한 ‘녹색 자연’의 입장에 서서 인간의 행위를 꾸짖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 얽혀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류세’에 직면했음을 강조하며 기후변화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자살 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 학살’의 범죄임을 명백하게 밝혀낸다.
“최상의 시나리오마저 참혹하고 고통스럽다”
지금 당장 우리가 ‘살아갈’ 기후재난의 일상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오래전 산업혁명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찬반을 나누어 한가로이 논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생존 프로젝트인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으로 지금 전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목도하고 있듯이 재난은 더 이상 일부 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급속도로 전 세계를 향해 퍼져 간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난 대부분이 바로 그와 비슷한 전 지구적 ‘기후 되먹임climate feedback’ 시스템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12가지 형태로 분류되긴 했지만 각 재난은 개별적으로 따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재난의 명칭만 보고 이 책을 빈부격차의 현실을 드러내는 사회과학서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가 보여주는 기후재난은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을 가리지 않고 가차 없이 찾아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결국 작가는 우리 자신이다”
인간의 행동과 변화를 촉구할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
기후변화는 단순히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복수’도 아니고, 인간이 손쓸 도리가 없는 자연의 ‘처벌’도 아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태도는 이미 찾아온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과 ‘체념’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와 같은 섣부른 종말론이나 허무주의를 경계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삶과 태도마저 송두리째 바꿀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여타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아울러 ‘탄소포집 기계’나 ‘행성 이주 계획’ 등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이 망상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몇몇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고의 전환을 도모하는 방편으로 ‘인류 원리’를 제안하며 ‘지구’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온 인류와 지구를 ‘한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관점으로 안내한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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