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지다』는 변화를 꿈꾸면서도 ‘내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무늬’를 어루만지며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해내도록 용기를 심어준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상담심리전문가로서 ‘인생 처방’과는 다른 마음 셀프 테라피의 지혜를 전하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고질적인 삶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저자의 말 우리는 마음속에 자기만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
Part 1 변화를 꿈꾸고 의심하는 마음을 어루만지다
왜 우리는 똑같은 문제를 반복할까
삶의 멈춤 신호를 알아차려야 할 때
자동항해모드 전원을 끄는 첫 단계
“제가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거래요”
슬픔에 빠져 있는 이에게 도움이 안 되는 말
심리 문제에 관한 오해와 편견
긍정성은 고통을 마주할 때 생겨나는 것
시간과 끈기력, 인내가 필요한 일
후천적인 경험으로 나는 달라질 수 있다
반복되는 삶의 원형, 마음에 새겨진 무늬
Part 2 누구나 자신의 역사 속에 자기만의 상처를 간직하고 산다
01 버림받음: 당신도 언젠가 날 떠나겠지
02 불신/학대: 저 사람이 날 속이는 게 아닐까?
03 정서적 결핍: 날 이해해줄 사람은 세상에 없어
04 결함/수치심: 내가 좀 한심한 인간이라……
05 사회적 소외: 역시 난 아웃사이더인가 봐
06 의존/무능감: 내가 혼자서 뭘 할 수 있겠어
07 취약성: 언제 불행이 닥칠지 몰라!
08 융합/미발달된 자기: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해요
09 실패: 나는 뭘 해도 실패할 게 뻔해
10 특권의식: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
11 부족한 자기통제: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래
12 복종: 당신이 원하는 대로 따를게요
13 자기희생: 난 괜찮아, 널 위해서라면
14 승인-인정 추구: 남들에게 인정받지 않고는 못 살아!
15 비관주의: 결국은 다 잘못되고 말 거야
16 정서적 억제: 속마음을 들켜선 안 돼
17 엄격한 기준: 아직 멀었어, 완벽해져야 해
18 처벌: 실수는 절대 용서 못 해
참고문헌
스스로 상담실에 찾아오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더 건강한 분들이 많습니다. 심리상담을 받고자 한다는 것은 타인을 믿고 자신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개방성과 인간에 대한 신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니까요. 또한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해당됩니다. 심리서를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을 점검하고자 하는 태도는, 건강한 자아가 가진 힘에서 비롯됩니다. _15~16쪽
목으로 넘긴 음식이 몸속 어딘가에서 막힌 채 내려가지 않고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더 많은 음식을 먹으려는 시도는 무리일 것입니다. 차근차근 소화를 시켜야 하죠. 심리적인 상처도 이와 같습니다. (……) 심리적인 고통에 에너지가 쓰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가 들어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문제가 있으니 당장 변화하라’는 요구는, 체한 사람에게 다른 음식을 더 많이 먹이려는 것과 같습니다. _43쪽
엄동설한에 난방도 안 되고, 창문조차 망가진 곳에서 추위에 떨 수밖에 없는데, 추위를 느끼는 것이 본인 탓일까요. 망가진 집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끊임없이 제자리 뛰기를 하라고 조언한다면 이 얼마나 웃기는 노릇입니까. 우리가 심리서를 읽으며 상담 이론을 공부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까닭은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부인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자책과 우울에 빠지기보다는 망가진 집을 보수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_50쪽
막연하고 창대한 꿈을 향해간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내 삶부터 구하는 것, 나를 내 삶으로부터 소외시키던 ‘자동항해모드’를 해제하고 내 인생의 방향키를 스스로 설정하는 것,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향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당장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아마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_54쪽
지호 씨는 상담자의 독려에 따라 타인으로부터 소외되어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자신의 심상을 떠올렸습니다. 작고 마른 아이와 그 주위를 둘러싼 수십 마리의 까마귀 떼들, 어둠 속에서 어린 자신을 공격하려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는 까마귀 떼들의 번뜩이는 눈빛. 그는 상담자와 함께 무력한 심상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까마귀 떼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작은 인형들로, 작은 아이였던 자신은 힘이 있는 큰 존재, 성인 남자의 심상으로 바꿨습니다. _166~167쪽
심리상담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과정일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길게 보면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심리상담을 받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정서적인 동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치 트레이너에게 개인 트레이닝을 받고 난 후 근육이 아픈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튼튼해지는 것처럼, 정서적 고통을 견디는 연습을 통해 감정에 대한 내성이 커지게 되는 겁니다. _205쪽
과거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벌주던 부모와 교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에 영향을 주는 아픈 과거를 마주한다는 것은 이제까지 통제할 수 없던 어둠을 내 손아귀에 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둠은 우리 마음 안에 원하지 않는 손님처럼 마음대로 왔다 가지만, 우리는 어둠을 마주함으로써 더 이상 두려움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_3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