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철학상담이 건네는 가장 깊은 인생의 위로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박병준 홍경자
  • 2024년 09월 11일
  • 추수밭
  • 384쪽
  • 20,000
  • 9791155402375
도서 소개

살아가면서 상처를 피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철학의 고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전문가의 간단한 처방으로 해소될 수 없는 삶의 근본 문제 14가지에 관해 이 책은 ‘철학상담’의 관점에서 해설하고 치유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에서 ‘치유의 행복학’ 프로젝트를 이끈 두 저자가 키르케고르,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들과 함께 불안, 절망, 행복, 죄책감 등 누구나 마주하는 인생의 문제들을 깊이 있게 풀어나간다. 삶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위기의 정체와 관계적인 해법까지 다루는 이 책은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는 오늘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에게 거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목차

머리말: 인생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까지 끌어안는 철학상담의 힘

1부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1장ㆍ철학, 영혼을 치료하는 지혜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함’의 의미│고유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인간│매 순간 자기 행위를 스스로 결정하는 인간│자신과 삶을 의식하는 데 필요한 철학적 성찰
*철학상담의 목표: 내면성의 강화
2장ㆍ실존, 나는 누구인가
실존이란 무엇인가│키르케고르, 단독자로서의 실존│야스퍼스, 존재 가능으로서의 실존│하이데거, 탈자적 실존으로서의 현존재
*철학상담의 기초: 자기로 존재하려는 용기
3장ㆍ자유, 속박을 벗어날 힘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의 근거│법적?정치적 자유에서 도덕적 자유로│칸트의 ‘초월적 자유’와 헤겔의 ‘자유의 필연성’│모든 자유에 앞서 존재하는 ‘근본 자유’│어떤 수단으로도 대상화될 수 없는 ‘실존적 자유’
*철학상담의 지향: 스스로 자유를 찾을 용기
4장ㆍ세계관, 경계를 짓고 넘다
세계관이란 무엇인가│삶의 모든 것을 창조하는 힘│세계관 해석은 자기 변화를 촉진한다
*철학상담의 도약: 자신의 세계를 넘는 지혜

2부 삶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

5장ㆍ불안, 인간 실존의 조건
불안은 어떻게 철학의 문제가 되는가│병리학적 불안과 실존론적 불안│자유 앞에서 느끼는 현기증│인간은 어떤 방식으로든 불안하다
*철학상담의 태도: 불안을 마주하고 긍정하기
6장ㆍ절망, 자기 자신의 상실
세상의 진열된 고통, 절망사│실패한 자기 관계로부터 오는 수난│절망의 세 가지 유형│절대적 존재와의 관계 회복을 통한 상처 치유
*철학상담의 관점: 신 앞에 홀로 서는 양심
7장ㆍ죽음, 실존의 마지막 시금석
죽음을 향한 정신의 중단 없는 질문│종교가 말하는 ‘나그네 살이의 종료’│‘자연적 죽음’의 긍정성과 허구성│‘실존철학적 죽음’, 인간의 근본상황이자 한계상황│하이데거와 키르케고르가 이해한 죽음│짐멜의 ‘삶에 내재된 한계’로서의 죽음
*철학상담의 발견: 죽음은 삶을 충만하게 한다

3부 위기는 어떻게 닥쳐오는가

8장ㆍ자살, 함부로 해명할 수 없는
가장 진지한 철학적 문제│비겁한 선택인가, 자유를 위한 행동인가│인간의 제약적 행위와 무제약적 행위│무제약적 행위로서의 자살
*철학상담의 소통: 자기 긍정을 향한 사랑의 투쟁
9장ㆍ애도,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자살자의 유가족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슬픔, 애도, 멜랑콜리의 구분│기억의 작업을 통한 상실의 극복
*철학상담의 치유: 공감, 이해, 기억의 애도 과정
10장ㆍ수치심, 나를 갉아먹거나 지켜주는 것
왜 수치심이 발생하는가│수치심의 기원과 의미│대상화된 자기의식인가, 참된 자기의식인가│자살자 유가족의 수치심 이해와 극복
*철학상담의 전환: 심리적 수치심에서 실존적 수치심으로
11장ㆍ죄책감, 자기 구원의 조건
자살자 유가족이 겪는 죄책감의 깊이│죄를 짓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죄책감│인간은 세상에 있는 한 이미 죄로 물들어 있다│근본상황과 한계상황으로서의 죄책
*철학상담의 해방: 죄책을 인정함으로 극복하기

4부 치유는 어떻게 가능한가

12장ㆍ용서, 고통스러운 사랑의 요청
관계 맺음에서 오는 불가피한 갈등과 상처│화해와 용서, 치유 사이의 긴밀한 관계│그리스도교 전통에서의 용서│진정한 용서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힘
*철학상담의 화해: 초월적 사랑을 통한 상처의 감당
13장ㆍ의미, 은폐된 것은 드러나야 한다
의미 전체성 안에서 발견하는 세계│철학상담에서의 대화를 통한 의미 해석│‘되어감’의 존재로서 자기규정을 넘어선다는 것│이야기는 의미를 빚어내는 사건이다
*철학상담의 대화: 이야기를 형상화하는 미메시스 3단계
14장ㆍ행복, 불행 속에서 실현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최고선이기에 행복하고, 행복하기에 최고선이다│인간은 자기 본성을 따라 행복할 수 있다│관조를 통해 행복해진다는 것
*철학상담의 여정: 궁극의 행복을 찾는 끊임없는 물음 

책 속으로
철학상담은 ‘삶의 활력과 도약’이라는 철학실천의 보편적 가치 아래 개인이 겪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표를 둔다. 철학상담은 철학의 도움을 받아 존재와 삶 그리고 인간의 깊이와 신비로움을 깨우침으로써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할 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히 연결된 자기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철학적 통찰과 이해를 통해 직접 문제 해결을 도모한다. 철학상담은 이를 위해 소크라테스 이래로 철학의 주요 방법으로 인식되는 ‘철학적 대화’라는 유용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문제 해결과 치유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철학이 없는 여타 상담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사변적 대화로만 이루어진 철학과도 구별된다. 철학상담은 문제 해결과 치유를 목표로 하는 창조적인 형태의 철학적인 자기성찰이자 철학상담사와 내담자가 대화를 통해 나누는 상호적?협력적인 정신의 교류이다. 철학상담사는 철학적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론적 지식과 편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개방된 자세로 내담자의 문제에 다가서야 한다.
--- 「1장 철학, 영혼을 치료하는 지혜」 중에서

실존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수행해가는 ‘이행’의 과정으로 이해되며, 이 이행은 모든 이론적 반성 이전에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존은 내용상의 본질 규정을 통해서는 고정될 수 없다. ‘어떻게’라는 행위 방식을 통해서만 실존은 해명될 수 있으며,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 또한 인간의 ‘존재 가능한’ 방식을 통해서만 특징지을 수 있다. 결국 실존철학에서 규정하는 인간은 자신의 본래적인 가능성을 붙잡거나 혹은 놓칠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형성해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실존은 “인간이 자신의 처한 상황을 염려하고, 자신에 대해 불안해하며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넘어서기를 열망하는 존재이자 본질에 앞선 존재”로서 이미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실현을 통해 완성해가는 ‘되어감’의 존재, 즉 “길 위의 존재”이자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을 의미한다.
--- 「2장 실존, 나는 누구인가」 중에서

대체로 상담과 관련된 정신 건강의 목적은 ‘내적으로 속박된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데 있다. 인간의 모든 고통의 근원, 즉 트라우마로 인한 기억, 불안, 수치심, 죄책감, 무의미, 자기혐오, 자기 정죄 등 다양한 종류로 자기에게 가하는 압박과 구속은 모두 ‘자유’의 문제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압도해 오는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나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알코올이나 신경 안정제 등의 대체물을 통해서 내면의 자유를 회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는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책임을 지는 자유’로부터의 도피일 뿐이지,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는 없다. 진정한 자유는 항상 책임이 따르며, 전체주의적 사고와 일반적?보편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내적으로 해방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전체주의적 사고와 일반적?보편적인 통념은 삶 안에서 자기 행동의 방향성을 통제하여 일방적인 방향만을 지시하도록 강제하기 때문이다.
--- 「3장 자유, 속박을 벗어날 힘」 중에서

인간은 본질상 양극단을 잇는 ‘사이 존재’로서 끊임없이 자기를 규정하고 경계 짓는다. 이 경계는 넓게는 세계 자체이며, 좁게는 나의 고유한 세계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 경계 안에 존재한다. 불현듯 닥쳐오는 팬데믹과 같은 예외 상황에서 우리가 관계의 단절로 인해 고통받고, 그로 인해 상처받으면, 그 문제는 내 삶의 경계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이는 나의 경계가 나의 상처의 계기가 됨을 의미한다. 우리는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 사이에서 자기 자신으로 있기 위해 타자와 서로 긴장하며, 충돌하며, 투쟁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정신의 개방성을 통한 깊은 자기성찰, 즉 사고의 경계를 점검하고 분석하여 이를 넘어섬으로써 자신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 새로운 이해 능력을 획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담자가 고정되고 경직된 세계관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자기 사고의 경계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자기 세계관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함으로써 그 경계를 넘어서는 부단한 초월의 운동을 경주해야 한다.
--- 「4장 세계관, 경계를 짓고 넘다」 중에서

인간은 항상 불안한 존재로서 불안을 직면하는 가운데 불안을 넘어선다.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인간은 불안 자체 때문에 불안하기보다는 불안을 직면하지 못함으로써 불안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실존론적이며 존재론적인 불안을 직면하기보다는 거부하고 회피할 때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 바쁜 일상에 빠진 인간이 고독과 사색 속에서만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는 실존론적 불안을 느끼기란 사실상 매우 어려우며, 느낀다고 하더라도 그 불안은 긍정적 의미보다는 피해야 할 대상이요 고통의 대상이 될 뿐이다. 철학상담에서 불안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의 불안이 인간 실존의 피할 수 없는 기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함으로써 주어지는 인간의 불행에 주목하고, 이를 넘어설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불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찰이야말로 불행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치유를 목표로 삼는 철학상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철학상담이 불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불안에 관한 연구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미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행된 연구들마저도 철학상담보다는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 「5장 불안, 인간 실존의 조건」 중에서

절망에 빠진 사람이 보여주는 태도는 다양할 수 있지만, 대체로 이들은 자신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노력해도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 이들이 겪는 문제가 개인마다 고유한 만큼 섣부르게 이를 일반화하여 이해하지 않는 일이다. 개개인의 고유한 실존적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획일화하고 확대 해석함으로써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드물지 않게 이런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스스로 자기를 망치거나 괴롭히고는 한다. 절망은 단순히 낙담이나 염세와 같은 일순간의 비관적 감정이 아니며, 그보다는 인간의 실존적 상황이 부여하는 근본 현상의 하나이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취업의 실패나 경제적 어려움과 같이 여러 현실적 문제로 좌절하거나 낙담하고는 하는데, 절망은 이런 비관적 감정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실존론적 절망의 뿌리는 외부적인 요소에 있지 않고 자기 안에 있다. 절망은 자기와의 관계 안에서 자기로 있지 못하거나 자기가 되지 못함에 근원하기 때문이다.
--- 「6장 절망, 자기 자신의 상실」 중에서

죽음은 삶에 내재하면서 매 순간 한계를 통해서 삶을 전체성으로 만든다. 짐멜의 사상에서 죽음의 한계성은 종말론적 의미보다는 모든 것이 죽음의 경계 안으로 몰입해 들어감으로써 주체와 객체, 개인과 전체의 구분이 사라지고, 개별적인 것이 전체 안으로 수렴되는 의식의 지점을 의미한다. 여기서 죽음은 더는 삶을 나눌 수 없는 것으로 만들 뿐 아니라 하나요, 전체로 만든다. 죽음이 지시하는 삶의 전체성으로부터 개인의 행위와 삶이 당위적인 현실이 되고 실재가 된다. 죽음에 근거한 삶의 전체성이 삶의 현실과 당위를 이끌며, 개인법칙의 객관적 근거가 된다. 죽음이 매 순간 내재해 있음으로써 우리는 이를 의식하는 가운데 삶을 전체성으로 만들며 행위에 절대적 타당성을 부여한다. (…) 삶을 한번 되돌아보자. 죽음을 의식하고 죽음에 직면한 자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삶 전체를 되돌아볼 만큼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죽음 앞에서 내리는 결단은 삶 전체를 짊어질 만큼 진지하며 엄숙하게 된다. 이때 삶은 분할되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것을 짊어지는 전체로서의 삶이다.
--- 「7장 죽음, 실존의 마지막 시금석」 중에서

철학상담에서 자살 위기에 있는 내담자들과 대화할 때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대화 중에 상담사가 내담자를 지식적으로 각성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살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내담자의 혼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강화시켜주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절대적 부정으로서의 불가해한 무제약적 행위가 현실이 되는 순간 어떤 구원도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상담사는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상담사는 대화에서 자살의 타당한 이유를 묻기보다는 내담자가 스스로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 존재의 강화’를 목표로 그 의미를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8장 자살, 함부로 해명할 수 없는」 중에서

애도는 유가족이 슬픔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토대이다. 애도는 끝이 있는 과정이 아니며, 상실과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끊임없는 삶의 여정이다. 애도의 철학상담은 유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리고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극복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애도는 모두가 겪게 되는 보편적 경험이지만, 사람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애도를 체험한다. 애도에는 정도도 지름길도 없다. 애도를 이상적으로 끝낼 마법과 같은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레비나스Emmanuel Levinas가 말했듯이 “죽음은 모든 위안을 거스르는 감정의 원천”이다. 애도의 올바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상실의 기억을 안고 슬픔을 직면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어내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닐 것이다.
--- 「9장 애도,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중에서

10장 수치심, 나를 갉아먹거나 지켜주는 것
실존적 수치심은 심리적 수치심과 구분된다. 심리적 수치심이 현존이 겪는 당혹감에서 비롯되는 부끄러운 감정이라면, 실존적 수치심은 실존이 다른 실존 앞에서 거짓과 오해를 염려하며, 무제약적인 본래적 자기를 보호하려는 태도에서 유발되는 감정이다. 실존적 수치심은 타인으로부터 경멸을 받을까 두려워서 얼굴을 붉히는 심리적 수치심과는 달리 자기 존재에 대한 비밀스러운 얼굴 붉힘이자 자기를 기만하고 본래적 나로 살지 못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심리적 수치심이 자기의식의 내적 취약성과 연결된다면, 실존적 수치심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만이 통용되는 세계에서 자기가 불완전한 존재로 취급받을 때 나타나는 ‘내적인 힘’이다. 내적인 ‘힘’은 사회의 불합리한 요구로부터 나오는 혼란에서 자기를 지켜줄 수 있는 참된 자기의식과 관련된다. 참된 자기의식으로서의 실존적 수치심은 실존이 자기가 부정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길 원하며, 참되지 못한 이해의 무한한 소용돌이에서 자기가 상실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자기 긍정의 감정이다.
--- 「10장 수치심, 나를 갉아먹거나 지켜주는 것」 중에서

죄책을 통한 내적 정화는 진정한 애도의 길이기도 하다. 내적 정화는 외적인 행동으로 이루어지거나 마법을 부리듯 불현듯 일어나지 않는다. 내적 정화는 “결코 끝내지 못할 지속적인 자기 됨”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자기 내면의 과정이다. 이 과정은 죄의 정화와 오염 사이에서 자유롭게 결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적 정화의 대전환은 합리적인 의지와 목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직관적인 내면적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본성에 따라서 각자의 고유한 방식대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화의 길을 찾아내야만 한다. 물론 이는 쉬운 길이 아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또 자기를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인내하며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죄스러운 존재인 이상 고통을 인내하며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것은 모두의 운명이라 할 수 있다.
--- 「11장 죄책감, 자기 구원의 조건」 중에서

진정한 용서는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조건을 넘어서 상대를 무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힘에 있다. 그리고 이런 힘은 감성과 이성을 넘어 의미 전체를 향해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것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영성에서 나온다. 진정한 용서를 가능하게 하는 사랑은 스스로 자기 안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영성적으로 파악되고 이해되는 존재로부터 오는 선물이요 은총이다. 모든 것의 존재 이유는 존재 자체에 있는 만큼 존재 긍정으로 초대되어야 하며, 이것이 절대적 존재 긍정으로서 초월적 사랑이다. 용서는 자기뿐만 아니라 타자를 긍정하는 힘, 존재 자체로부터 오는 존재 긍정의 힘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존재 긍정으로부터 오는 사랑의 충만함을 통해 모든 죄와 잘못, 모든 부정을 넘어서 상대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도저히 용서 불가한 거기에서 진정한 용서의 가능성이 시작되며, 이는 영성적 차원의 초월적 사랑에 근거한다. 여러 이유를 들어 용서 불가를 주장하거나 부정하는 태도는 사랑의 결여에 기인한다.
--- 「12장 용서, 고통스러운 사랑의 요청」 중에서

상담사는 내담자가 형상화한 이야기에 감추어진 ‘이야기되지 않은 이야기’를 간파하고, 전체 의미 안에서 조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내담자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초대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는 자신이 지닌 문제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왜곡해서 이해할 때가 많다.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매우 단편적이거나 부분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상담사는 내담자가 말한 이야기의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밝히고, 전체 텍스트와 전체 의미 안에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치유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창조적 이야기, 즉 새로운 이야기에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이는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현실 문제가 새로운 통찰과 안목을 통해 이해되고 해결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바뀌면 삶 또한 바뀐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변화는 해석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곧 이야기를 형상화하는 해석의 지평이 바뀌는 일이기도 하다. 내담자가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때 그의 삶 또한 긍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미래로 나아갈 때,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 「13장 의미, 은폐된 것은 드러나야 한다」 중에서

한계상황 속에 있는 인간이 불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인간은 다행스럽게 그때마다 사유를 통해 불행을 딛고 일어서는 지혜를 얻고는 한다. 고해와도 같은 고통과 불행 속에서도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는 사색은 삶을 지탱하고 궁극적인 행복을 얻기 위한 자기 초월의 여정이기도 하다. 이런 궁극적인 행복을 위한 자기 초월의 사색은 자기를 잠시 되돌아볼 여유마저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며, 그 결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현대인에게 더욱 절실해 보인다. 인간은 정신적으로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전체적이며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의미를 좇는 영성적 존재이다. 그것이 불행이든 고통이든 우리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철학상담의 방법으로서 ‘영성 치유’는 인간 정신의 본성인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의미를 좇아 중단 없는 자기 초월을 경험하는 데 본질이 있다. 우리는 이런 영성 치유를 위한 인간의 자기 초월의 진정성을 자기 중심적이며 폐쇄적인 견고한 자기 세계를 넘어서는 체험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참된 행복이 궁극적으로 삶의 매 순간 의미 충만함을 얻는 데 있다면, 이런 관점에서 영성 치유는 행복과도 직결된다.
--- 「14장 행복, 불행 속에서 실현되다」 중에서
저자 소개

박병준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철학과 교수다.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 수련감독과 부회장을 맡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신학과에 입학, 이후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해 사제 서품을 받았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석사학위, 리첸티아투스와 교황청립 로마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해석학회와 한국가톨릭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Anthropologie und Ontologie』, 『서양 고·중세 철학과 그 유구한 문제들』(공저), 『고령화 사회를 위한 행복의 인문학』(공저), 『죽음 그리고 자살』(공저), 『철학상담 방법론』(공저) 등이 있다.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과 철학상담”, “‘용서’ 개념에 대한 철학상담적 접근.치유의 행복학을 위한 영적 실천의 모델 제시”, “영성과 치유: ‘치유의 철학’을 위한 영성 개념의 정초 작업” 외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홍경자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HK교수이자 생명교육융합대학원 조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야스퍼스와 짐멜의 비극적인 것의 개념에 관한 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 수련감독이자 교육이사로 활동하면서 삶과 죽음과 관련된 철학상담의 이론정립과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살자 유가족에 대한 애도의 철학상담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아픈 영혼을 철학으로 치유하기: 철학상담을 위한 공감적 대화와 초월기법??(공저, 2018), ??철학 II: 실존조명??(공역, 2019)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자살자 유가족의 ‘수치심’에 대한 철학상담적 고찰”(2020), “철학상담적 관점에서 고찰한 자살자 유가족의 ‘죄책감’ 문제”(2020), “자살에 대한 실존론적 해석과 철학상담: 야스퍼스의 자살론을 중심으로”(2019),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애도의 철학상담”(2019), “불행을 극복하는 삶의 예술의 철학과 개인법칙: 짐멜의 생철학을 중심으로”(2016), “실존철학의 죽음이해”(2013)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삶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현실이다”
_쇠렌 키르케고르
간단한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 삶의 한계에 관하여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까지 끌어안는 철학상담의 힘

“세상은 갈수록 편리해지는데, 우리의 삶은 왜 이토록 불안한가?”
불확실한 우리 삶에 건네는 ‘철학상담’의 가장 깊은 위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의학과 심리학의 치료 방법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점점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높아지는 자살률?우울증 및 현저하게 줄어드는 행복지수 등 현대인의 암울한 정신건강과 삶의 상태를 나타내는 수많은 지표는 우리가 아무리 발전된 시대를 살아간다 한들 삶이란 쉬이 극복될 수 없는 문제임을 절감하게 한다.

『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는 살아가면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모든 사람을 ‘철학상담’이라는 무대로 초대한다. 고대로부터 강조되어온 ‘영혼의 질병’을 몰아내는 철학의 기본 정신에 입각하여, 과학적?의학적?심리학적 처방으로 해소될 수 없는 삶의 근본 문제 14가지에 관해 해설하고 치유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에서 ‘치유의 행복학’ 프로젝트를 이끈 두 저자가 키르케고르,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들과 함께 불안, 절망, 수치심, 죄책감 등 누구나 인생에서 마주해야 할 인간의 필수 문제들을 깊이 있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 존재의 규정’부터 ‘상태에 대한 진단’, 삶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위기의 정체’와 ‘관계적인 해법’까지 다루는 이 책은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는 오늘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에게 거대한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삶을 주도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한 ‘실존, 자유, 세계관’의 의미


소크라테스가 강단이 아닌 거리에서 문답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을 일깨운 것처럼, 철학상담은 오랫동안 ‘영혼을 치료하는 지혜’로 활용되어온 철학의 전통을 이으며 내담자와 상담사의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삶의 문제에 접근한다. 1장에서 이 같은 철학과 철학상담의 쓸모에 대해 개괄한 뒤, 2장 ‘실존’부터는 우리의 삶이 가능한 조건으로서 ‘존재 방식’에 관한 해설을 들려준다.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는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규정은 언뜻 보면 참으로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외부의 어떤 절대적 원리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하게 ‘나’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실존주의 사상은 우리 인간이 ‘천상의 존재’가 아니라 ‘길 위의 존재’이자 ‘되어감의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것을 넘어 ‘자기 초월’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철학상담의 기초라 할 수 있다.

3장에서는 내면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자기 자신을 온전히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발휘되어야 할 ‘자유’라는 힘에 관해 설명한다. 나의 내면을 조종하는 기제를 인식하고 이와 거리를 두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을 속이는 자아상을 넘어 냉철한 자기 평가와 함께 스스로 인격을 창조하는 자유에 관해 말한다. 4장 ‘세계관’에서는 시대적인 전환기마다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서려 했던 인간의 초월적 사고방식에 관해 설명하며, ‘나’라는 좁은 경계를 넘어 ‘사이 존재’로서 세계를 향해 기꺼이 개방하고 관점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것이 치유의 길임을 이야기한다.

“나는 어떤 고통이라도 감수할 용기가 있는가?”
누구도 삶에서 피해갈 수 없는 ‘불안, 절망, 죽음’이라는 문제


오늘날 불안은 정신분석학에서 다루어져야 할 신경증적 증상이자 치료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실존철학자들은 불안이 자유를 맞닥뜨린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현기증’이자 ‘실존의 조건’이라며 과학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철학상담은 불안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 내담자가 불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더 깊은 성장으로 이끈다.

이처럼 5장에서 ‘불안’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소개한 뒤, 6장에서는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만 같던 ‘절망’에 관해 새롭게 해설한다. 절망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태이며, 이는 자기와의 관계를 바로잡고 절대적 존재(신) 앞에서 자신을 투명하게 보는 ‘양심’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7장은 그리스도교가 말해온 ‘부활의 신앙으로서의 죽음’과 자연과학이 제시한 ‘종말로서의 죽음’을 넘어,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죽음’에 대해 다루며 그동안 삶의 부정적인 요소로만 여겨왔던 것들이 어떻게 치유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나는 남의 고통도 나의 것으로 여길 수 있는가?”
곡절 많은 삶마다 찾아오는 ‘자살, 애도, 수치심, 죄책감’이라는 슬픔


자살을 대할 때 우리는 보통 사회적 원인을 찾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는 자살자의 선택을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비겁한 행동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자살은 외부인의 이러저러한 해석 이전에 당사자가 스스로 자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선택하는 실존의 한 방식일 수 있다. 동기가 불분명한 자살의 위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경우, 철학상담은 그러한 충동을 애써 무시하지 않고 내담자와 상담자가 서로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긍정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랑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8장 ‘자살’에 이어 9장에서는 실제로 자살자의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감정에 주목하며,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상실을 맞이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공감, 이해, 기억의 단계를 거치는 ‘애도’ 작업을 소개한다. 10장에서는 ‘남들에게 보이는 나에 대한 수치심’과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비롯되는 수치심’을 구별하며,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부끄러움의 감정을 넘어 새로운 주체성을 획득하는 수치심이란 어떻게 가능한지 살핀다. 11장에서는 현대인들이 쉽게 놓치는 인간의 고유한 감정인 ‘죄책감’에 대해 종교와 신화, 니체, 키르케고르 등의 철학자들을 통해 살피며, 죄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것을 극복하는 길을 이야기한다.

“나는 나뿐만 아니라 남까지 살리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가?”
관계를 통해 서로 치유받는 ‘용서, 의미, 행복’이라는 여정


우리는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지만, 바로 그 관계로 인하여 여러 상황에서 불가피한 갈등과 상처를 떠안는다. 12장에서는 종교 및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사용되어온 ‘용서’ 개념을 개괄하며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는지, 죄를 피할 수 없는 인간에게 요청되는 ‘초월적 사랑’이란 어떻게 가능한지 말한다. 13장에서는 철학상담의 대화 과정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이야기’ 및 ‘의미 밝힘’ 작업에 관해 소개하며, 내담자의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춰진 이야기를 어떻게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지 설명한다. 14장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궁극의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하며, 숨 가쁘게만 살던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관조’의 지혜와 ‘자기 초월’의 사색에 관해 전한다.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과학의 처방과 달리, 이 책은 문제를 그 자체로 직시하고, 사유하고, 초월함으로써 ‘더 나은 나’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전문가의 일방적인 처방이 아니라 내담자와 상담사 간 긴밀한 소통에 기반하여 삶이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감당케 하는 ‘철학상담’은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갈구하는 이에게 다소 답답하고 무거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갈수록 막연하고 험악해져만 가는 세상을 살아갈 보다 근본적인 힘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제공하는 깊은 위로는 삶을 더 멀리, 깊게 내다보는 시야를 선사하며, 무엇보다 나 자신 앞에 떳떳한 ‘책임 있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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