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남겨진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로
1장. 떠난 자리에 남겨진 것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아도 │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무게 │ 갑자기 찾아온 이별 │ 여전히 사랑해, 엄마 │ 누구의 죄가 더 큰가 │ 네 사람 몫의 인생을 짊어진 삶 │ 행복한 너를 용서할 수 없어서 │ 꼭 버리고 싶은 사진 │ 목숨보다 돈이 귀한 사람들 │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
2장. 돌아올 봄을 기다릴 힘이 남았더라면
너무 이르게 찾아온 이별 │ 쉽게 할 수 없는 말 │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의 차이 │ 우리가 화를 참지 못하는 이유 │ 두 번의 이별 │ 남겨진 사람들 │ 차라리 아무도 없었다면 │ 겨울 다음 봄 │ 죽음을 마중 나가지 말기를
3장. 인생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걷으며
홀로 버텨온 인생 │ 당신을 기억하는 일 │ 어리석은 사랑 │ 이미 지워진 삶 │ 잊고 살아가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 마지막 소원 │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 │ 끝까지 엄마였다 │ 저마다의 고통 │ 삶이 보이지 않는 집 │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으며
4장. 늦기 전에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
재난 속에서 사는 사람들 │ 그런 어른은 없다 │ 고독사의 또 다른 이름 │ 지옥의 계단을 오르고 올라 │ 스스로를 가두는 일 │ 사실은 너를 보고 싶었지만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영영 늦어버리기 전에
에필로그 |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일
부록 |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자신을 지켜내는 7계명
책 속으로
“또 한 명의 인생을 지웠습니다”라는 문구 대신 “또 한 명의 인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기를. 누군가의 인생을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남겨진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 책이 시작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롤로그」중에서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혹여 같은 마음일지라도 행동은 정반대일 수 있고, 상대를 위한 배려가 상처나 깊은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너무 늦게 도착한 진심에 얼마나 마음 아파해야 할까. 혹시나 가족이 나를 미워할까 싶어서, 나를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까 봐, 짐이 되기 싫어서……. 그런 마음으로 관계를 끊고 피하기만 하다가 뒤늦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확인하게 됐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 그래도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손을 영영 놓지는 말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다.
---「1장. 떠난 자리에 남겨진 것들」중에서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 한 계절만 지속되지 않는다. 사계절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의욕을 품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도 있고, 눈부시게 성장할 때도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 꽃 같은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실패에 좌절하기도 하고, 숨죽여 때를 기다릴 때도 있는 법이다. 인생은 굽이치고 이번 모퉁이를 지나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눈 덮인 산과 꽁꽁 언 강만 보이는 겨울이라도 그 시간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찾아온다. 눈 덮인 땅속에서도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해 홀로 분주하다. 단단히 옷을 여미고 겨울을 버티고 나면 포근한 봄이 선뜻 다가오기도 하는 법이다. 곧 다가올 봄을 못 보고 가버린 고인이 못내 아쉽다.
---「2장. 돌아올 봄을 기다릴 힘이 남았더라면」중에서
그렇다. 희망은 자가발전이 잘 안 된다. 혼자서 아무리 기를 써봐야 쳇바퀴 위를 구르는 것 같아 지치기 십상이다.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꿈꿀 때 희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고인들의 집에는 없었다. 관계도, 대화도, 웃음도. 세상과 단절된 집 안에서 이미 자신감을 잃었고, 세상으로부터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에 휩싸여 좌절했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린 그들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공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외로움을 자처했고 결국 외로움에 잡아먹혔다.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하거늘 문 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렇게 희망을 외로움으로 바꾸고 고독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3장. 인생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걷으며」중에서
그 절망을 잠시나마 들여다보고 환기해줄 관계나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란다 벽을 타고 들어오는 냄새로 괴로워하기 전에 서로에게 작은 창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무감해지는 대신, 죽음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는 대신, 사는 동안 서로에게 나지막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고독하고 절망스러운 현장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생의 끝자락에 모두가 아주 작은 복이나마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가만히 두 손을 모은다.
---「4장. 늦기 전에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중에서
나의 직업은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일이지만, 사실 내 모든 행위는 살아 있는 사람을 향한다. 고독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열심히 알리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지금껏 해온 일은 헛되지 않았다.
---「프롤로그」중에서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혹여 같은 마음일지라도 행동은 정반대일 수 있고, 상대를 위한 배려가 상처나 깊은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너무 늦게 도착한 진심에 얼마나 마음 아파해야 할까. 혹시나 가족이 나를 미워할까 싶어서, 나를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까 봐, 짐이 되기 싫어서……. 그런 마음으로 관계를 끊고 피하기만 하다가 뒤늦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확인하게 됐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 그래도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손을 영영 놓지는 말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다.
---「1장. 떠난 자리에 남겨진 것들」중에서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 한 계절만 지속되지 않는다. 사계절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의욕을 품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도 있고, 눈부시게 성장할 때도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 꽃 같은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실패에 좌절하기도 하고, 숨죽여 때를 기다릴 때도 있는 법이다. 인생은 굽이치고 이번 모퉁이를 지나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눈 덮인 산과 꽁꽁 언 강만 보이는 겨울이라도 그 시간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찾아온다. 눈 덮인 땅속에서도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해 홀로 분주하다. 단단히 옷을 여미고 겨울을 버티고 나면 포근한 봄이 선뜻 다가오기도 하는 법이다. 곧 다가올 봄을 못 보고 가버린 고인이 못내 아쉽다.
---「2장. 돌아올 봄을 기다릴 힘이 남았더라면」중에서
그렇다. 희망은 자가발전이 잘 안 된다. 혼자서 아무리 기를 써봐야 쳇바퀴 위를 구르는 것 같아 지치기 십상이다.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꿈꿀 때 희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고인들의 집에는 없었다. 관계도, 대화도, 웃음도. 세상과 단절된 집 안에서 이미 자신감을 잃었고, 세상으로부터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에 휩싸여 좌절했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린 그들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공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외로움을 자처했고 결국 외로움에 잡아먹혔다.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하거늘 문 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렇게 희망을 외로움으로 바꾸고 고독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3장. 인생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걷으며」중에서
그 절망을 잠시나마 들여다보고 환기해줄 관계나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란다 벽을 타고 들어오는 냄새로 괴로워하기 전에 서로에게 작은 창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무감해지는 대신, 죽음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는 대신, 사는 동안 서로에게 나지막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고독하고 절망스러운 현장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생의 끝자락에 모두가 아주 작은 복이나마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가만히 두 손을 모은다.
---「4장. 늦기 전에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중에서
나의 직업은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일이지만, 사실 내 모든 행위는 살아 있는 사람을 향한다. 고독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열심히 알리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지금껏 해온 일은 헛되지 않았다.
---「에필로그_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