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거짓말』은 한국인들이 어떻게 거짓말하는지 그 특수성을 5년여의 긴 시간에 걸쳐 추적해 1,038개 사례로 정리한다. 평범한 이웃들의 거짓말 반응으로부터 수집한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어떻게 거짓말하며, 왜 거짓말을 잘하는지를 밝힌다. 나아가 거짓말을 간파해 나를 지키는 방법은 물론 한국인들에게 거짓말은 어떤 의미인지를 고찰한다.
들어가는 말 한국인의, 한국인을 위한 거짓말의 모든 것
PART 1 한국인은 왜 거짓말을 잘하는가?
CHAPTER 1 한국인은 한국인의 거짓말을 모른다
한국인의 거짓말은 다르다
거짓말을 잘하는 한국인들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일상의 거짓말
CHAPTER 2 거짓말 잘하는 한국인들
거짓말로 살아남은 사람들
속이는 사람 옆에는 속는 사람이 있다
CHAPTER 3 한국인은 거짓말에 잘 속는다
욕심에 취약한 한국인
거짓말에 대해 무지한 사회
PART 2 한국인은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
CHAPTER 1 한국인들을 위한 거짓말 실험
거짓말에 관한 세 가지 이론
한국인을 위한 거짓말 실험의 시작
CHAPTER 2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
SIGNAL 1 가장 많이 나타나는 단서, 안면비대칭
SIGNAL 2 길게 말하는 남성, 짧게 말하는 여성
SIGNAL 3 말의 힘을 키우는 특정 단어 반복
SIGNAL 4 거짓말을 알려주는 눈 깜박임
SIGNAL 5 간지러워지는 입술과 침 바르기
SIGNAL 6 거짓말을 준비하는 의미 없는 소리
SIGNAL 7 눈동자가 움직이면 거짓말이 만들어진다
SIGNAL 8 스쳐 지나가는 거짓말 단서, 미세표정
SIGNAL 9 거짓말에는 역시 거짓 미소
SIGNAL 10 상대방의 말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기
SIGNAL 11 거짓말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입을 꽉 다물기
SIGNAL 12 웃는 얼굴의 거짓말쟁이들
SIGNAL 13 모든 단서를 차단하는 무표정
SIGNAL 14 몸을 움직여 마음을 진정시키는 행동
SIGNAL 15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올리는 아래턱
SIGNAL 16 거짓말의 목소리는 높다
SIGNAL 17 가장 전형적인 거짓말 단서, 말실수
SIGNAL 18 거짓말은 침과 함께 넘어간다
SIGNAL 19 고개를 끄덕여 상대방을 조종한다
SIGNAL 20 한국인은 거짓말할 때 코를 만지지 않는다
SIGNAL 21 침묵은 거짓말이다
SIGNAL 22 거짓말은 앞과 뒤가 다르다
SIGNAL 23 흔들리는 눈은 입보다 많은 말을 한다
SIGNAL 24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흔들리는 의자
SIGNAL 25 어떤 거짓말은 어떤 징조도 보이지 않는다
CHAPTER 3 한국인의 거짓말 실제 사례 분석
거짓말에도 레벨이 있다
거짓말은 3~7개의 단서를 흘린다
한국인들은 이렇게 거짓말한다
_남녀의 대화로 보는 거짓말 신호
PART 3 한국인의 거짓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CHAPTER 1 거짓말을 찾아내는 네 가지 방법
먼저 타인에게 관심을 가져라
거짓말의 신호들을 통합하고 분석하라
‘불’과 ‘얼음’을 함께 활용하라
의심이 들면 시험하라
CHAPTER 2 거짓말을 잘하는 다섯 가지 방법
마음을 비워라
남을 속이려면 스스로부터 속여라
거짓말도 연습해야 는다
상대방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라
신뢰를 구축하라
CHAPTER 3 한국인들은 어떤 거짓말을 할까?
개인의 이익을 위한 거짓말
벌을 피하기 위한 거짓말
병적인 거짓말
남을 돕기 위한 거짓말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
CHAPTER 4 / 거짓말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거리를 두고 관찰하고, 믿음이 갈수록 의심하라
속은 기억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라
_거짓말 체크 시트 + 실제 사례
나가는 말 거짓말에 대한 거짓말
참고문헌
한국인의 거짓말은 다르다
한국인은 해외 여성잡지들에서 자주 소개하는 것처럼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술잔을 묘하게 만지작거리지도 않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섹스 스캔들을 해명할 때처럼 거짓말을 할 때 특별히 코를 만지작거리지도 않는다. 거짓말이 아닌 ‘한국인의 거짓말’을 알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의 거짓말에 대해 실험한 결과가 필요하다
그렇게 나는 도서관과 연구실을 나와 일상으로 들어갔다. 한국인이 어떻게, 그리고 왜 거짓말을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우리 이웃들을 만나 실험을 해가며 스스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야 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이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기에 앞서 이렇게 중간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정말 거짓말을 잘한다.
거짓말로 살아남은 한국인들
한국인에게 현대사란 그 자체로 거대한 거짓말과 같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거짓말들에 위협을 받았던 시대였으며,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고 아직도 생존해 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거짓말을 배우고, 누군가를 의심할 것을 배운 자녀들이 지금 한국 인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장년층이 되었다.
적자생존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우리는 속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동시에 속여서 살아남았던 거짓말쟁이들의 후손인 셈이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속은 놈이 바보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지금의 세태에는 이와 같은 거짓말에 대한 우리의 역사 속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
욕심에 취약한 한국인
“여러분 부자 되세요!”
IMF의 충격에 어느 정도 적응한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어느 카드사의 광고 카피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부자가 되기를 대놓고 권유하는 광고가 공중파를 타고 전국으로 퍼지자 여러 우려 섞인 비판들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거북함을 표현했다. 그러나 광고는 대성공이었다. 듣는 사람들이 얼굴을 붉혔던 “부자 되세요”라는 외침이야말로 한국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급소를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바로 부에 대한 욕심과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다. 한국인이 거짓말을 잘하는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잘 속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길게 말하는 남성 짧게 말하는 여성
여성의 거짓말 480개 가운데 단답형은 154개였다. 짧게 끊듯이 대답하는 비율이 남성은 11.4%인데 반해 여성은 32.1%로 남성보다 세 배가 많았다.
그렇다면 한국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왜 말이 많아질까? 그리고 한국 여성은 거짓말을 할 때 왜 짧게 대답하는 것일까? 남성은 상대를 속이기 위해 설득이라는 전략을 사용한다. 설득에서 중요한 전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신뢰다. 그리고 신뢰는 정보에서 나온다. 남성은 상대방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거짓말을 진실 안에 숨기려고 한다. 즉 한국인 남성이 많은 사실 속에 거짓을 은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면, 한국인 여성들은 정보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의심받을 여지를 줄이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거짓말은 어떤 징조도 보이지 않는다
눈물은 동정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바라보는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방해한다. 눈물은 슬픔과 연관된 감정이다.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과 어린이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기도 하다. 대니얼 맥닐Daniel McNeill의 연구에 따르면 한 달 동안 남성은 1.4회 우는 데 비해, 여성은 5.3회 운다. 그러나 능숙한 거짓말쟁이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 눈물을 쉽게 보일 줄 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공적인 자리에서, 또는 엄밀한 판단이 요구되는 자리에서 전혀 의심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오히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0대 남성 참가자 B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20대 남성 참가자 B씨는 특별한 방식으로 거짓말의 단서를 드러냈다. 말을 할 때 드러난 단서는 발화와 안면비대칭뿐이다. 질문을 듣고 난 후 대답하기까지 4.6초라는 긴 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의 단서라고 분류하지 않은 까닭은 질문의 내용 자체가 오랜 시간의 고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B씨는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성격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질문을 듣고 대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없었다. (중략) 상대방을 관찰할 때에도 거짓말 단서들을 기계적으로 대화 상황에 대입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특성이나 마주한 자리에 맞춰 융통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 B씨는 말을 하기 전 2.3초 동안 반복해서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였으며, 말을 하고 난 후 거짓 미소와 침 삼키기를 통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단서를 드러냈다.
북소믈리에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