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장석주
  • 2015.10.14
  • 추수밭
  • 196쪽
  • 13,800
  • 9791155400388
도서 소개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은 휘발성 강한 글이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서 곁에 두고 반복해 읽을 만할 텍스트란 어떤 것인지를 제시함으로써 명문장과 그것을 그득 품은 책의 가치에 대해 일깨워준다. 이 책을 쓰고 엮은 장석주 시인은 열성적인 다독가로 이름나 있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3만여 권의 책 가운데 다시금 펼쳐 든 책은 무엇이고, 그 속에서 가려 뽑은 명문장들은 어떤 것일까. ‘문장가’ 하면 떠오르는 이태준, 피천득, 김훈을 비롯해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 박완서, 김영하, 김애란, 그리고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 괴테, 릴케 등의 작품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구절을 소개하고, 고아한 필치의 인문서에서도 필사하기 좋은 텍스트를 발췌했다.
목차

머리말_나를 물들이는 문장과의 만남

1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그 무거운 머리는 이리 주시고요
그 헐벗은 두 손도

-파초(芭蕉) * 이태준, 《무서록》
-고요로의 초대 * 조정권, 《고요로의 초대》
-섬에서 보내는 편지 * 함민복, 《미안한 마음》
-느린 걸음이 가져다주는 것들 * 이혜경, 《그냥 걷다가, 문득》
-빛 항아리 * 함정임, 《하찮음에 관하여》
-이 풀더미를 한 평만 떼어다 * 황대권, 《야생초 편지》
-산마을 이웃들 * 최성현, 《산에서 살다》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 줄리아 카메론,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매화 * 김용준, 《근원수필》
-마당에 눕다 * 정효구, 《마당 이야기》
-물살을, 삶을 헤치는 법 * 전영애, 《인생을 배우다》

2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장수(長壽) * 피천득, 《인연》
-살면서 죽음을 기억하라 * 레프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탐욕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 제러미 타일러, 《자발적 가난》
-모든 날은 태어나기에 좋다면, 모든 날은 죽기에도 좋다 * M.V. 카마스, 《위인들의 마지막 하루》
-내 마음속 풍경 * 복거일,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들》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예언자》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대나무 잎에 쌓인 눈처럼 * 오이겐 헤리겔, 《마음을 쏘다, 활》
-사랑 없는 인생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내가 사는 공간이 곧 나 자신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김현승 시전집》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 김수환, 《김수환 추기경의 고해》
-그릇을 깨트리고 * 신영복, 《처음처럼》

3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나는 다방 커피가 좋다 * 최성각, 《날아라 새들아》
-옛날 국수 가게 * 정진규, 《本色》
-사계절의 멋 * 세이쇼나곤, 《마쿠라노소시》
-콩나물 삶는 냄새 * 박형준, 《저녁의 무늬》
-월요일 아침 * 야마무라 오사무, 《천천히 읽기를 권함》
-가을 낮 마법의 길에서 * 성석제, 《소풍》
-호미 예찬 * 박완서, 《호미》

4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단 한 번의 위대한 실험

-대추 한 알 * 장석주, 《붉디붉은 호랑이》
-천천히, 느리게, 있는 그대로 * 피에르 쌍소, 《게으름의 즐거움》
-인생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의 즐거움》
-고속도로 위의 야생화 * 이어령, 《생명이 자본이다》
-새봄이 일어서고 있다 * 최인호, 《최인호의 인생》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나 * 울리히 슈나벨, 《행복의 중심, 휴식》
-철학과 마주한 죽음 * 구인회,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찰》
-지금, 작은 집이 주목받고 있다 * 다카무라 토모야, 《작은 집을 권하다》

5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
빗방울이 개나리 울타리에
솝-솝-솝-솝 떨어진다

-봄풀들 * 김훈, 《자전거여행1》
-세상의 혼-시간을 말하다 * 크리스토퍼 듀드니, 《세상의 혼:시간을 말하다》
-열두 살의 나 * 김영하, 《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빗방울 * 오규원, 《두두》
-말테의 수기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
-칼자국 * 김애란, 《침이 고인다》
-노랑무늬영원 * 한강, 《노랑무늬영원》
-새벽예찬 * 장석주, 《새벽예찬》
-철수 * 배수아, 《철수》
-침묵의 여러 가지 양상들 * 마르크 드 스메트, 《침묵 예찬》

부록_이 책에서 추천한 텍스트의 출처 

책 속으로

알베르 카뮈의 이 문장을 정확하게 언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야생의 향과 빛과 색채로 뒤엉킨 티파사라니! 오감을 화들짝 놀라게 한 이 문장을 처음 접한 뒤 나는 수십 번도 더 넘게 되풀이해서 읽었다. 모란과 작약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화창한 봄날에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 저녁에도, 진눈깨비가 창호지를 바른 창에 내리치는 스산한 겨울 아침에도 이 문장을 찾아 읽었다.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몸의 나른한 이완과 그 이완의 틈새로 행복은 날개를 고요히 접으며 내려앉는다. 카뮈의 산문 문장들은 비참과 고독의 구덩이에 빠진 내게 넌지시 구원의 손을 건넨다. 나는 스무 살에도 그랬고 예순이 넘은 지금도 카뮈가 내미는 손을 덥석 잡는다. _pp. 9~10

간혹 주례를 맡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이 시를 읽어준다.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편의 잔만을 마시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젊은 날엔 이 구절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함께해야만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사랑으로 상대를 구속하려고 했다.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각자의 고독 속에서 각자의 생이라는 꽃을 피워야 한다. 사랑에 단 하나의 의무가 있다면, 자신의 꽃으로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결혼하는 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다. _p. 71

아버지는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마당에 떨어진 낙엽들을 치우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구절에서 울컥해진다. 아버지에게 자식이란 ‘타자화된 나’다. 아들들은 그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다. 그러면서도 아들들은 아버지의 뜻을 소소하게 거스르고 아버지에게 크게 맞서고 반항한다. 나 역시 그랬다. 미숙하고 치기 어렸던 시절의 일이다. 세월이 흘러, 장년이 되니 아버지의 외로움을 조금 알 듯하다. _p. 91

세이쇼나곤은 일천 년 전 일본의 궁녀였다. 이 궁녀는 뛰어난 문필가였다. 무엇보다도 사물과 계절, 인간관계에 대한 투명한 응시와 청신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 재능을 고스란히 펼쳐 보인 책이 《마쿠라노소시》다. 세이쇼나곤은 궁녀의 삶과 그 삶을 감싼 시대의 풍속, 그리고 교양과 정념이 혼재된 삶을 재기발랄한 문체로 썼다. 이 책을 읽은 것은 행운이다. 나는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여러 번에 걸쳐 읽었다. _p. 109

한 줄의 시는 한 세계의 발명이다. 한 줄의 시는 오랜 경험의 정수를 꿰뚫는다. 뇌의 전두엽에 내리꽂히는 번개고, 두개골을 울리는 우레여야 한다. 존재를 쇄신에 이르게 하고, 홀연 새로운 세계를 엿보게 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를 아는 건 곧 우주를 아는 것이다. _p. 175  

저자 소개

장석주

저자 장석주는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 시인?독서광?인문학 저술가. 정독도서관에서 시와 철학을 혼자 공부하던 스무 살 때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입선해 시와 비평을 겸업해오고 있다. ‘고려원’ 편집장을 거쳐 출판사 ‘청하’를 세워 열다섯 해를 편집기획자로 일했다. 이후 대학 강의, 방송 진행을 하며 북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대학?기업체?지자체에서 인문학 초청 강연을 했다. 현재 [월간중앙]에 ‘장석주의 일상 반추’를 연재 중이며 아트앤스터디, 풀로엮은집, 엑스플렉스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1979년에서 2015년까지 《몽해항로》 《오랫동안》 《일요일과 나쁜 날씨》 등 시집을 내고, 《소설-장석주의 소설창작 특강》 《풍경의 탄생》 《일상의 인문학》 《마흔의 서재》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일요일의 인문학》 등 여러 책을 펴냈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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