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다윗과 골리앗》의 저자이자 어머니가 자메이카 출신인 맬컴 글래드웰은 IAT를 통해 자신에게 백인 선호 성향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미국의 한 동성애자 권익 보호 활동가는 이 테스트에서 동성애자를 나쁘게 생각하는 연상이 강하게 나타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내재적 편향이 차별적 행동으로 분명하게 이어진다는 것을 연구 사례들을 통해 보여 주고, 나아가 숨겨진 편향을 경감시키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한 방법들도 제안한다.
프롤로그_판단을 내리기 전, 당신이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이유
1장 왜 착한 사람들이 신념과 다른 행동을 할까 / 마인드버그의 정체
빤히 보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상들
일어난 일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더 잘 기억한다?
두 가지 유명한 마인드버그 이야기
‘그’보다는 그의 ‘소속’이 중요한 이유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만드는 마인드버그의 힘
2장 왜 착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까 / 마인드버그의 그림자
우리의 마음속에는 거짓을 말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평범한 당신이 범하기 쉬운 오색 빛깔 거짓말
우리는 서로의 진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진실을 가리는 그림자
3장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 내 안에 숨겨진 마인드버그 찾기
숨겨진 편향, 마인드버그를 찾아서
최초의 편향 테스트, 꽃-곤충 IAT
경험이 태도를 결정한다
충격적인 인종 편향 테스트
편향은 차별의 시작이다
차별적 행동은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4장 착한 당신이 삐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 마인드버그의 작동 원리
볼보를 사러 갔다가 포르셰를 몰고 온 남자
맬컴 글래드웰마저 소름 돋게 한 숨겨진 편향
불편하지만, 또 다른 나를 마주해야 하는 이유
의식은 결코 무의식을 통제할 수 없다
무의식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숨은 편향이 작동하기 전에 멈춰 세우는 법
5장 호모 카테고리쿠스의 생존법 / 고정관념과 마인드버그
왜 ‘의사’는 ‘남성’인가?
고정관념은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호모 카테고리쿠스의 생존법
고정관념의 명암
고정관념의 유용성
고정관념의 피해자는 따로 있다
6장 당신은 이미 기울어져 있다 / 고정관념의 역습
고정관념의 치명적 오작동
지구는 둥글지만 평평하다?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지는 방법
‘흑인=무기’
혐의의 부담
고정관념의 압박과 제 발등 찍기
고정관념은 순간의 선택을 좌우한다
7장 우리와 그들 / 마인드버그와 편 가르기
별이 있건 없건 ‘스니치는 스니치다’
‘우리’와 ‘그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왜 그토록 편 가르기에 집착하나
뇌 속에서 은밀히 진행되는 편 가르기
일상 속 차별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
8장 공정한 판단은 가능한가? / 마인드버그 다루기
기계 속이기
마인드버그 속이기
제거할 수 없다면 돌아가라
미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두라
숨겨진 차별을 상상하라
자신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지 말라
편견 없는 세상을 향하여
부록 1_미국은 인종 차별주의 국가인가?
부록 2_미국인의 인종 편향 실태에 대한 일곱 가지 결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 문헌
2005년 1월, 〈워싱턴 포스트〉리포터 섕커 베단텀이 우리의 연구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그는 동성애자 권익 보호 운동가로 활동하는 한 여성을 인터뷰했는데, 이 여성은 예상대로 인터뷰 내내 강한 친동성애적 태도를 드러냈다. 베단텀은 그녀에게 IAT를 통해 이성애자 집단과 비교한 동성애자 집단에 대한 자동 선호 성향을 측정해 보라고 권했다.
그녀는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 IAT 결과 ‘동성애자=좋음’ 연상보다는 ‘동성애자=나쁨’ 연상이 더 강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99쪽)
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인종 IAT를 치른 뒤의 솔직한 심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처음 테스트를 치렀을 때 백인에 대해 보통 수준의 선호 성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심하지는 않지만 백인보다는 흑인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데, 어머니가 자메이카 출신인 저로서는 놀라운 결과였습니다…제 인생에서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흑인인데, 테스트를 하니 흑인을 그렇게까지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나온 겁니다. 그래서 테스트를 다시 치렀습니다. 누구라도 그랬을 거예요. 결과가 잘못 나올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똑같았어요. 또다시 치렀지만 역시나 그대로였어요. 정말이지 실망스럽고 충격적이고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습니다. (100쪽)
미국인의 80퍼센트가 ‘늙음=좋음’보다 ‘젊음=좋음’ 연상을 더 강하게 나타낸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미국인은 늙은이보다는 젊은이에게 강한 자동 선호를 보이고, 겨우 6퍼센트만이 반대되는 선호를 보인다. 실제로 노인 차별은 15년 동안 이루어진 수십여 개의 연구에서 드러난 가장 강력한 내재적 편향 중 하나다.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해 테스트를 실시한 모든 나라에서 이러한 편향을 관찰할 수 있었다. (113쪽)
노인이든, 흑인이든, 동성애자든 특정 집단에 대한 숨은 편향을 드러내는 IAT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 중 하나는 ‘저기 바깥’의 문화를 ‘여기 안쪽’의 정신과 구분하는 막이 투과성 막이라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문화가 지닌 태도는 대체로 우리에게도 스며든다. (114쪽)
우리의 정신은 우리를 둘러싼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문화는 정신을 침범해 들어온다. 이 현상을 충분히 이해하려면 소수 집단인 평평한 지구학회(Flat Earth Society) 구성원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생각해 보면 된다. (…) 그들이 분명하게 지지하는 믿음과 반대로 IAT 점수는 그들의 머릿속에 거의 확실하게 ‘지구=구체’라는 지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구체’라는 지식이 검사를 통해 ‘발각’되자, 그들은 즉시 결과가 개인적인 믿음이 아니라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선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정신적 잔여물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 항변이 합당한 것은 문화적 삼투 작용을 통해 지구가 구체라는 지배적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인지 능력이 전무한 생명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58~159쪽)
성별-사회생활 IAT 자료에 따르면, 75퍼센트의 남성 응답자가 ‘남성=사회생활, 여성=가정생활’이라는 자동적 성 고정관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여성 응답자들은 이보다 조금 많은 80퍼센트가 그와 같은 고정관념을 보여 주었다. (176쪽)
놀라운 것은, 모든 응답자가 그런 선호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음에도 남녀 응답자 모두 남자 상사와 일하기 위해 기꺼이 연봉의 일정 부분을 포기할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만약 구직자들이 의식적으로 연봉이 낮더라도 남자 상사가 있는 직장을 원했다면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는 편향이 발견되지 않은 채 맹점에 남아 있었다. 선택 방식에서 이것을 인지했더라면 아마 피하려고 했을 편향이 말이다. (1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