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 자기 운명의 건설자(BC 312~279) | 감찰관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의 민생 정책은 보수 세력에 의해 거의 무효화되었다. 그러나 최초의 로마 대로 ‘아피아 가도’와 수도 시설 ‘아피아 수도’는 도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번성했던 로마의 시대정신으로 기록된다.
VIII 스키피오의 그림자(BC 216~183) | 17년간 지중해 세계 전역을 황폐화한 2차 포에니 전쟁이 끝난 후, 로마는 페르시아 제국의 전성기에 견줄 만한 강국이 되었다. 새로운 종족ㆍ언어ㆍ사상은 물론 종교까지 밀려든 이 시기, 도시의 뒷골목에서는 바쿠스 신을 받드는 환락의 제의가 은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IX 그라쿠스 형제의 친구(BC 146~121) | 소수의 부농이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농민의 땅은 점점 줄어들었다. 호민관 티베리우스 그라쿠스는 이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토지 개혁을 추구하다 왕정을 꾀한다는 모함을 받고 죽었다. 동생 가이우스 그라쿠스는 개혁을 추진하지만 끝내 실패한 후 자살했다.
X 포룸의 살생부(BC 81~74) | 대외 전쟁이 확대되면서, 군벌 세력의 권력은 원로원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격렬한 내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최후의 승자로 남은 것이 술라였다. 독재관이 된 술라는 숙청을 통해 철권통치를 계속했다. 독재자 술라는 죽어서도 영웅으로 추대되었다.
XI 카이사르의 후계자(BC 44~1) | 공화국 내부의 권력 투쟁이 막을 내린 후 독재관이 되어 황제나 다름없는 권력을 차지했던 카이사르. 그의 유언장에는 3인의 상속자가 거명되어 있었다. 권력의 쟁투장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세 번째 상속자는 공화국 최후의 날과 제정의 서막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상ㆍ하 공통 수록 텍스트
가계도/로마력의 달과 날/지도: 공화국 시대 로마세계/저자의 말/역자 후기/고대 로마사 연표
1장. 소금길의 유숙지_37쪽
세계의 다른 곳들에서는 인간들이 큰 도시를 지었고, 전쟁을 벌였고, 신들에게 신전을 지어 바쳤고, 영웅들을 칭송했고, 제국을 꿈꾸었다.(……)
하지만 강 안의 섬과 근처의 일곱 언덕은 여전히 인간이 거주하지 않았고 신들의 관심도 받지 못했으니, 거기서는 이렇다 하게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2장. 반신반인_67쪽
“이날 이때까지 그 괴물이 온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 괴물이 죽은 것만큼 경사스런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절망에 빠져 이곳을 버리기 직전이었어요. (……) 바로 그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 이것은 우리가 영원히 이 루마 땅에 살 운명이라는 징표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특별하다는 신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3장. 쌍둥이_133쪽
“로물루스는 평민들을 사랑하고, 평민들도 그를 사랑하네. 왜 아니겠는가? 그는 돼지치기로 자랐어! 궁에서 살고는 있지만 마음은 돼지우리에 가 있지. (……) 그는 태어나길 일판을 저지르고 대중을 선동하도록 태어났어. (……) 자넨 왕이 오만해졌다고 불평하지만, (……) 자네의 관심은 오직 분수를 모르는 신참들이나 평민들에게서 자네의 특권을 지키는 것뿐이지.”
4장. 코리올라누스_203~204쪽
“평민들이 계속 자기들 멋대로 한다면, 티투스, 어느 날 아침 자넨 전혀 낯선 세계에서 깨어나게 될 거네. 가장 미천한 자들이 가장 존귀한 사람들에게서 권력을 찬탈해서 포티티우스 같은, 이름에 붙는 전통적인 특권이 더는 의미가 없는 세계 말이네. (……) 공화국이 탄생한 이후, 평민들은 귀족에게서 권력을 빼앗으려고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여 늘 로마의 안전과 번영을 해쳤지.”
5장. 12표법_274쪽
새 법은 동판으로 떠서 시민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포룸에 게시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큰소리로 읽어주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부터 로마의 법은 경험 많은 원로원 의원들과 법률가들이나 아는 구두 전승, 다시 말해 진부한 선례들과 일시적 방편과 모호한 추측과 난해한 추론의 집합체가 아니었다. (……) 로마 역사에서 처음에는 왕들의 발언이 최고의 권위였고, 다음에는 선출된 집정관들의 발언이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제 글로 쓴 말이 왕이었고 그 왕은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었다.
6장. 베스타 신녀_300쪽
“(……)신전을 짓는 것은 유노 레기나를 모시기 위해서인데, 신전 건축으로 실제로 재미를 보는 것은 나라에서 정한 도급업자들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신전 건축비가 그들의 호주머니로 다 들어간다는 것이지요. 그 도급업자들 대다수는 귀족이고 이미 큰 부자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대개 노예들을 부리기 때문에 그런 공사가 벌어져도 평민 일꾼들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돌아가지 않아요. 그 노예들은 또 나라에서 전쟁 포로로 잡아 업자들에게 값싸게 판 사람들이지요.”
7장. 자기 운명의 건설자_44쪽
“원래의 도로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땅바닥에 다져진 통로나 다름없었지. 짐승들도 그런 길은 만들 줄 아네. (……) 그러다가 마침내, 어떤 이름 모를 천재가 길이 저절로 생기도록 두고 보지 않고 목적에 알맞은 도로를 만들기로 했고, 그리하여 도로 건설 기술이 탄생했지.(……)”
8장. 스키피오의 그림자_117~118쪽
시민들은 단지 멀리 왕정시대에서 비롯한 연례행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애국적 의무 때문에 마지못해 제전에 참여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칸나이 대학살과 베스타 신녀들의 비행을 겪은 데다 포로들의 구원 요청이 박정하게 거절당한 사태까지 겪고서 거의 넋이 나간 상태였다.
로마는 슬픔과 근심으로 마비되어 있었다. 도시의 미래는 암담함 그 자체였다.
9장. 그라쿠스 형제의 친구_187쪽
“내 이름은 철자가 잘못 되어 있었고 글씨도 서툴었지만, 그 현수막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네. 그런데 현수막은 거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 지나면서 보니, 한길에서 멀리 떨어진 집까지 살아남은 농가마다 그런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었어.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공유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시오.’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노예들이 늘어나는 걸 막아주시오.’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우리 땅과 우리 일을 돌려주시오.’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우릴 도와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