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얼음을 생각한다 _앨 고어
들어가는 말
1장. 얼음의 발견 혹은 정복 _인간과 얼음의 운명적 만남
2장. 얼음, 그 신비한 능력 _얼음의 탄생부터 생명의 창조까지
3장. 얼음이 만든 지구의 역사 _빙하시대의 흔적들
4장. 인간을 향한 얼음의 절규 _가장 확실한 온난화의 증거
5장. 지구의 온도조절장치가 이상하다 _자연적 현상의 ‘비자연적’ 징후
6장. 지구 기후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 _인간이 남긴 치명적 발자국
7장. 얼음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 _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
8장. 변화의 기회 _얼음 없는 세상을 맞는 우리의 자세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가이아 지구가 보내는 마지막 경고장 _선세갑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거대한 빙산에 직접 다가갔을 때의 감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 빙산의 크기를 어림잡을 수 있는 지표로 나를 남극까지 데려다 준 배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대양을 항해하는 이 배의 길이는 120미터가 넘고 높이도 30미터 이상이다. 이처럼 큰 배도 빙산 옆에 있으면 갑자기 난쟁이처럼 보인다. 길이와 높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마치 병 속의 미니어처 장난감과 같은 꼴이다. -34쪽
남극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가 남극에 피해를 준 일은 없었을까? 소비형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생활 자체가 지구를 덥게 하고 남극에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세계화란 단순히 원격 통신과 통합된 세계 경제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지구 대기는 항상 세계화 상태였지만, 북반구의 우리가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방출해 그로 인한 대기 오염이 온 지구에 영향을 끼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현재 관광객이 보고 있는 남극은 19세기 탐험가들이 보았던 상태와는 상당히 달라졌으며, 불과 20년 전의 관광객이 보았던 것과도 다르다. -57쪽
얼음은 무엇일까? 고체 상태의 물, 더 단순히 말하면 물이 언 것이다.…… 고체 상태인 얼음은 같은 양의 물과 비교했을 때, 부피는 훨씬 더 크고 밀도는 당연히 더 낮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음료수 위에 얼음 조각이 떠 있는 것처럼 거대한 빙산이 대양 위를 떠다닐 수 있는 것이다. 얼음 말고는 그 어떤 물질도 고체로 변하면서 밀도가 줄지 않는다. -65쪽
빙하시대의 생성과 소멸 과정에서 지구의 얼음은 움직이는 균형추 기능을 했다. 한쪽에 얼음이 많아지면, 다른 한쪽에서는 얼음이 밀려나며 사라지는 것이다. 이 무게중심은 현재도 작동 중이다. 저울 한쪽에는 과거 빙하시대의 무게추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얼음이 사라지도록 밀어붙이는 ‘인구 상승세’라는 무게추가 있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가 이런 저울에서 심각하게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93쪽
기후학자들은 변화의 원인을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기후 변화를 초래했던 지구 역사의 대부분은 거의 자연적이었는데, 그 기간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선조는 300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났다. 그 후 인구가 늘면서 기술이 발전했고, 지구와 기후에 끼치는 영향도 점차 두드러졌다.
2007년 IPCC 평가보고서는 20세기 후반의 온도 상승 요소 중 약 90퍼센트가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후 변화에서 인공적 요소가 증가해 자연적 요소를 밀어내면서, 지구는 전대미문의 미묘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180쪽
이렇게 10회에 걸친 배증으로 1만 년 전 400만 명이었던 지구 인구는 1975년에 40억 명이 되었고, 배증 기간도 처음에는 20~30세기나 걸리던 것이 마지막에는 50년 정도로 줄어들었다. 현재 진행 중인 열한 번째 배증은 40억에서 80억이 되는 기간으로, 아마도 2025년경에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초 지구 인구는 68억 명이다. -196쪽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현재 대기 중 농도는 우려스러울 정도이며, 그 요인은 사람과 기계다. 이런 대기 화학의 변화는 인간의 산업화가 가져온 것이 분명하며, 현재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221쪽
눈과 얼음에서 녹아나온 물은 봄철 파종과 성장, 수확기 등에 적절히 사용된다. 지금보다 따뜻한 환경에서는 눈보다 비에 의존하게 되겠지만, 비는 내리자마자 흘러가 버리기 때문에 농업에 이용하기 위해 저장하기가 어렵다. 산악 빙하가 없어진다면 물의 원천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229쪽
에너지 생산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불확실하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탄소 중심의 에너지원이 계속될지, 아니면 탄소와 무관한 바람, 태양 전지, 지열, 핵에너지로 전환될지도 알 수 없다. 화석에서 비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지역, 산업 등 여러 지뢰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275쪽
각 개인이 새로운 방향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면, 기관은 지금 우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 즉 위험하고 역전 불가능한 기후 변화를 향해 달려갈 뿐이다. 학교, 대학, 종교 집회, 노동 현장, 공무원 사회, 투자 집단, 주주총회 등 공중의 주장을 합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모든 정부 관리에게 우리가 새로운 방향을 원한다는 것을 들려줘야 한다. 그런 산울림 없이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3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