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은 철학자, 스승, 치유자의 모습으로 다가와 인생에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
다큐멘터리 PD · 동물생태학 박사가
28년간 야생을 관찰하며 깨달은 생존과 공존의 철학
어떤 일을 실행하고 빨리 결과를 얻고 싶어서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 몇 번을 시도해도 실패할 때의 좌절, 중요한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고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회의와 의심…. 지치고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척박한 자연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동식물은 극한의 순간에도 인내하며 자신만의 리듬을 잃지 않는다. 적응하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연의 끈질긴 생명의 힘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한편,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그런 면에서 야생에서 살아가는 모든 동식물은 우리의 생각을 튼튼히 잡아주는 철학자이자,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자, 상처를 보듬는 치유자다.
28년 동안 자연 다큐멘터리 PD이자 동물생태학 박사로 살아온 저자는 그동안 뷰파인더로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 동식물의 모습에서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12가지 인생의 진리를 찾았다.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시간의 흐름, 생존을 위한 치열한 분투, 의리와 사랑으로 연결된 짝짓기와 양육, 공생의 관계 등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를 전한다. 또한 본문에 수록된 동식물 사진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자연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우리의 삶에 기둥이 되어줄 단단한 통찰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 언제나, 내 곁의 야생에서
01 준비 | 동물은 여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
한여름 밤의 세레나데
멧비둘기의 달콤한 사랑
야생에는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없다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는 시간
02 적응 | 처음은 낯설어도 이 또한 익숙해진다
모든 생명은 적응을 위해 투쟁한다
적응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높은 산에서도, 깊은 바다에서도
낯선 곳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03 기다림 | 서두른다고 꽃이 피지 않는다
야생은 정해진 시간표를 착실히 따른다
날개를 펼치는 황홀한 시간을 위하여
결정적 찰나를 위해 에너지를 응축하고
기다림으로 만남과 성장이 이루어진다
04 끈기 | 포기하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열세 번이라도 다시 도전해서
일곱 번의 보름달이 뜨고 지는 동안
내리는 비에 모든 것이 휩쓸려가도
05 신뢰 | 믿음은 관계의 시작이다
나의 짝이 되어주세요
기다림은 믿음이다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괭이갈매기의 ‘Don’t forget me!’
06 기적 | 땀 흘리지 않는 한 기적은 없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만난 뿔논병아리의 기적
쇠제비갈매기는 살아 있었다
07 선택 | 생명은 선택하는 존재다
선택이 인생을 만든다
제너럴리스트? 스페셜리스트?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선택
08 관계 | 생명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야생은 갈등하고 싸우며 균형을 찾아간다
인간과 야생의 관계 맺기
09 관심 | 마음을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너는 꽃이다
알고 보면 가까이에 있는 야생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이유
참나를 만나는 시간
10 시선 |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야생동물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수리부엉이가 알려주는 지혜
평생 서로만을 바라보는 수리부엉이처럼
11 포용 |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존재 이유가 있다
다투지 않고 함께 살아갈 방법
무료로 두 달 살이 하세요
흔하다는 것에 대한 반론
외래종에게 배운 것
12 잠시 멈춤 | 멈춰야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자연에 안긴 사람들
새처럼 모든 것을 비우고 가볍게
차 한잔 하시지요
길을 걷다 멈춰 서서
에필로그 | 야생의 철학자로 산다는 것
--- 「프롤로그_언제나, 내 곁의 야생에서」 중에서
특정 계절에 맞춰 그때 일어나는 생태 변화를 얘기해서 그렇지, 사실 ‘다음을 위한 준비’는 사계절 내내 계속된다. 지구상 모든 생명은 계절에 맞춰 생활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봄을 준비하고 봄에는 겨울을 준비한다. 정교한 생체시계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야생에서 도태되고 만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야생의 생명체는 그렇게 한 계절, 두 계절을 앞서서 준비하며 살아간다.
--- 「1장 준비: 동물은 여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 중에서
수리부엉이는 밤이라는 조건 아래서 소리 없는 사냥을 구현하기 위해 눈, 귀, 깃털 등 모든 신체 구조를 바꾸었다. 이렇게 환경에 적응했기에 밤의 세계에서 제왕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각자의 생활 조건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적응은 생존의 제일 조건이다.
--- 「2장 적응: 처음은 낯설어도 이 또한 익숙해진다」 중에서
야생의 기록자는 다큐의 완성을 위해 피사체와 함께 결정적 그 순간을 기다린다. 성질 급한 사람은 자연 다큐를 제작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자연의 시계에 맞춰 기다릴 줄 알아야 그 기록의 과실을 맛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이는 자연 다큐 제작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 「3장 기다림: 서두른다고 꽃이 피지 않는다」 중에서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열세 번이든 일곱 번이든 다섯 번이든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폭우에 떠내려가는 알을 부둥켜안고 다시 품는 쇠제비갈매기의 모습에서 배울 수 있는 태도도 바로 그것이다. 끈기 있게 도전하는 삶은 언제나 아름답다.
--- 「4장 끈기: 포기하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중에서
언뜻 보기에 괭이갈매기의 집단 번식지는 무질서하고 소란스럽다. 하지만 그 속에는 괭이갈매기만의 아름다운 질서가 숨어 있다. 바다라는 거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이러한 일부일처제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5장 신뢰: 믿음은 관계의 시작이다」 중에서
에너지 총량의 법칙은 언제나 유효하다. 평소에 간절하게 노력하는 자만이 미래의 기적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칠흑 같은 밤에 홀연히 사라진 새끼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에게 닿았으리라.
--- 「6장 기적: 땀 흘리지 않는 한 기적은 없다」 중에서
이곳으로 갈까? 저곳으로 갈까? 어디서 야생동물을 기다릴 것인가? 참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이다. 인생 자체가 매 순간의 판단이 모여서 이루어지니, 자연 다큐 제작이라고 해서 다를 게 있을까?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결과는 나온다. 하지만 그 결과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에 매 순간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 「7장 선택: 생명은 선택하는 존재다」 중에서
인간만 관계 맺음을 하며 사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다른 존재와 연결되어 살아간다. 생명은 탄생 순간부터 크고 작은 존재와의 관계 속에 있다. 생명체 자체가 다양한 세포들의 연합체로 이루어져 있고 바이러스, 균 등 다양한 미생물과 공생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 생명은 다른 생명을 기반으로 살아간다.
--- 「8장 관계: 생명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중에서
관심은 끌림을 만든다. 관심은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람을 잇고, 보이지 않는 끌림의 힘을 만든다. (중략)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이루고 싶은 게 있으면 관심부터 가질 일이다. 그다음부터는 뜻하는 바가 술술 풀린다. 관심은 제일 유능한 마법사다.
--- 「9장 관심: 마음을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중에서
야행성 맹금류에 지나지 않았을 수리부엉이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둘 알 수 있었다. (중략) 시선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다른 야생동물도 다른 시선으로 보면 또 다른 숨은 진실을 알 수 있다. 사회생활에서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은 자기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핵심 자산이다.
--- 「10장 시선: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중에서
야생동물을 적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친구로 받아들이는 포용적 자세야말로 변화의 시작이다. 적대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모든 게 없애야 할 대상일 뿐이다. 반면, 작은 생명체도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하게 되면 변화는 생겨나기 시작한다.
--- 「11장 포용: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존재 이유가 있다」 중에서
‘끽다끽반(喫茶喫飯).’ 그가 즐겨 하는 말이다. 차를 마실 때는 차 마시는 것에 집중하고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는 것에 온전히 마음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중략) 방송인으로서 마이크를 잡았던 그의 손은 지난 28년 동안 하루도 흙을 묻히지 않은 날이 없었다. (중략)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그 누군가’를 위해 매일같이 나무를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