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개인주의자가 된다
각자도생의 시대를 견뎌내기 위한 인간다운 삶의 조건
  • 지은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박상용
  • 2021.04.09
  • 추수밭
  • 260쪽
  • 15,000
  • 9791155401842
도서 소개
《누구나 개인주의자가 된다》는 집단적 이익이나 개별적 생존의 문제에 갇힐 수 없는 고유하고도 독립적인 개인의 자유란 무엇인지 소개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개인주의의 덕목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핀다.
당면한 이슈나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개인주의의 구체적인 실천을 도모하는 한편,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를 앞두고 스스로 반성하고 사유할 줄 아는 ‘인간다운 개인’의 가치를 역설한다.
경쟁을 통한 이득을 넘어 나 자신의 삶과 마주하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윤리를 모색하는 이 책은 ‘가장 나다운 것이 곧 인간다운 삶이 되는’ 길을 보여주는 지침서다.
목차

들어가는 글
시대의 왜곡이 개인들에게 던지는 질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1장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근대문명의 코어이자 자유와 평등의 주체
개인주의는 어떻게 등장했고 몰락하는가
근대인의 정체성, 개인ㆍ시민ㆍ인간

2장 우리는 어떻게 개인이 됐는가
이디오테스, ‘바보’로 불리는 개인의 탄생
‘유한한’ 개인의 ‘절대적’ 고양
‘개인의 연대기’로서의 문학
신민에서 개인으로, 근대문명의 지각변동
과학 공동체가 마련한 휴머니즘
개인주의, 민주주의ㆍ휴머니즘과 짝을 이루다
이성의 ‘공적’ 사용과 개인의 ‘이동’ 가능성
이성의 ‘사적’ 사용에서 ‘도구적’ 사용으로
이성과 공감에 바탕을 둔 휴머니즘
‘자연상태(생존)’에서 ‘사회계약(공존)’으로
‘진보’라는 이름으로, 시장경제와 개인의 성장
욕망이 이끄는 자본주의 사회의 풍경

3장 개인은 지금 어떤 시대를 사는가
흩어지는 동시에 비슷해지는 개인들
돈키호테, 현실과 대결하려는 개인들의 모델
소비자들의 ‘차별짓기’를 통한 개성의 실현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자동화된 삶’
멍청함은 어떻게 ‘키치’가 되는가
데이터교도와 디지털 파놉티콘의 세계
‘거대한 추상화’에서 한 인간의 ‘구체성’으로

4장 개인주의 사용을 위한 15가지 제안
1. 교양, 인간다움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2. 인공지능, 정신이 아닌 물질의 승리
3. 과학기술, 파괴의 기계인가 공생의 도구인가
4. 이미지, 민낯을 가리는 전시의 세상
5. 거창한 표현들, 삶을 지배하는 언어의 난무
6. 트렌드, 개인의 창의성을 가로막는 허상
7. 얼룩말 무늬, 달팽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
8. 자존심, 개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윤리
9. 모동숲, 게임으로 알아보는 개인주의 사용법
10. 강한 선택, 삶과 사회에 대한 근본적 책임
11. 강한 평가, 자기와의 올바른 관계 정립
12. 거리두기, 개인주의 문화 정착을 위한 기회
13. 경제의 민주화, 바람직한 미래사회의 기초
14. 증여, 세계공화국으로 나아가는 조건
15. 장미, 이름으로 다 포괄할 수 없는 깊이

나오는 글
비대면 시대의 길목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얼굴

주석 

책 속으로

이 책은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먼저 인류 문명의 전개 과정에서 개인의 상승과 몰락의 경로를 추적해본다.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한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자신의 존재 의미를 획득했는지 2장에서 살펴볼 것이다. 3장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봉착해 있는 딜레마와 한계에 대해 논의한다.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개인의 존재가 대체 가능한 일개의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한다. 4장에서는 시장자본주의와 최첨단 기술의 동맹이 개별적 존재에 관한 모든 것을 앞질러 가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그 존재의 빈틈을 채워줄 ‘개인주의 사용법’을 제안한다.
-24쪽

소크라테스의 사례가 말해주듯이, 전통 사회에서 개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아주 힘겨운 일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동시대인들에게 폴리스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 즉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했지만,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공동체의 멸시와 배척, 심지어 징벌을 가져오는 사유가 됐다. 영어의 ‘바보idiot’라는 단어가 개인을 뜻하는 그리스어 ‘이디오테스idi?t?s/?δι?τη?’에서 유래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공동체를 벗어난 외톨이는 죽기로 작정한 바보와 같았다. 아테네 최초의 개인idi?t?s으로 살고자 했던 소크라테스는 필연적으로 바보ㆍ멍청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34~35쪽

과학은 ‘인간적인 과정’이며 과학의 가치는 ‘인간 가치’와 분리되지 않는다. 과학은 발견의 결과보다도 추구하는 과정, 만들어진 개념보다도 사고하는 과정을 더 존중한다. 과학자들의 공동체에서 과학자는 그가 정립한 이론보다는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은 존엄을 획득하게 되고, 이 과정 속에 과학정신이 자리 잡는다. 인간이 자유, 평등, 정의, 존엄을 요구하게 된 것은 “과학정신이 인간 사회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라고 브로노우스키는 역설한다. 이처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인간적인 세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 중심에 선 것이 ‘과학정신’이고, 그 정신이 발현되는 장소가 ‘과학자들의 공동체’인 것이다.
-62쪽

휴머니즘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관심, 배려, 존중, 책임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개인주의’는 인간적 품위를 내세우는 ‘휴머니즘’과 함께 탄생했다. ‘개인’에 대한 존중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개인주의가 ‘인권’ 개념과 분리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인주의가 휴머니즘이라는 단짝을 잃어버릴 때 언제든지 이기주의로 전락할 수 있다. 인간적 품격을 지닌 모든 개인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와 다르게 이기주의는 오직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가리킨다.
-67쪽

생존에 집착하는 인간의 삶은 정치권력의 지배 도구로 쉽게 전락해버린다. 국가적ㆍ민족적 단위의 생존은 언제나 권력의 존재 이유였고 권력 행사의 합리적 근거로 작용했다. ‘경제 살리기’ 같은 정치적 구호도 생존의 물질적 조건에 대한 강박증을 강화한다. 거창한 구호의 배후에 감춰진 정치적 전략은 이런 문맥에서 간파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제일주의에는 정부의 정책 목표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체적 지향을 나타내며 전체성이 자리 잡는 지점이다. 한 사회의 품격과 수준을 좌우하는 사회의 근본 가치들 위에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가 군림한다. 자유롭고 다원적인 관심과 대화로 구성되는 것이 사람 사는 세계라면 경제제일주의는 ‘무세계성’, 즉 ‘세계 없음’을 초래한다.
-111쪽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디지털 미디어는 개인에게 사적이고 내밀한 모든 것을 ‘업로드’하라고 지시한다. “당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업로드하고, 공유하라!” 개인으로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 자체는 무의미하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단일 네트워크와의 연결은 개인의 경험이 얻고자 하는 모든 의미와 가치의 원천이다. 그 결과 자유로운 개인은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데이터 처리시스템 속으로 흡수된다. 이제 개인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데이터 시스템에다 증명해야 한다.
-126쪽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은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미래형이 아닐까? 아이히만과 인공지능 간의 공통점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둘 다 시키는 것을 그대로 수행한다는 사실이다. 예루살렘의 법정에 선 아이히만이 자신의 역할에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을 뿐이며 이것이 자신이 범했던 유일한 죄라고 발언했을 때, 그 장면을 지켜보던 전 세계가 경악했다. 객관화된 수치와 데이터를 통해서만 판단하고 결정하는 인공지능이 ‘미래형 아이히만’으로 등장한다면, 앞으로 인간의 의식이 지능 안에 갇히게 되는 국면이 도래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예측해 볼 수 있는 사태 한 가지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가 등장할 수도 있다. 화폐, 도구적 이성, 인공지능 이 삼자 간의 공생관계에서 모든 것이 “교환 가능하고, 동질이고, 등가인 하나의 세계”가 창조되는 것이다.
-155쪽

독일 아이들은 얼룩말 무늬가 그려진 곳이면 언제 어디서라도 안심하고 길을 건널 수 있다. 이것은 사회 전체가 혹은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한 ‘약속’이며, 아이들은 그 사회적 약속을 굳게 믿고 있다. 독일 사회의 경우 신호등이 한국처럼 그렇게 많지 않다. 신호등이 있든지 없든지 독일에서는 보행자들이 건너는 횡단보도에 차량들이 제멋대로 침입하지 않는다. 여러 갈래의 교차로에서도 별도의 신호등이 필요 없을 정도다. 운전자들끼리 서로 양보하고 눈치껏 운전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때문에 그렇다. 독일인들은 법으로 정해진 것을 일상에서 철저하게 지키는 편이지만 그들에게 교통질서 의식은 법의 준수보다도 ‘타인을 위해’ 꼭 간직해야 할 미덕으로 여겨진다. 도로 위의 안전은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관심, 배려, 존중, 책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184쪽

무인도에 거주하면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개별성과 창의성이 동시에 실현되는 경로를 직접 체험한다. 봉준호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으로 변모’되는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 각자 소유하고 있는 특별하고 비교될 수 없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표출된다는 점이 자유의 본질적 측면이라 한다면,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개별성을 점진적으로 구현해가는 과정 자체가 ‘자유’라는 의미를 얻는다. 어떤 목적도, 과제도, 레벨업도 강요하지 않는 무인도의 빈 공간에서 ‘자신의 섬’이라는 독창성을 창조해나가는 것, 이것이 모동숲의 핵심이다.
_199쪽

‘사회적 거리두기’도 단순히 바이러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간격 유지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각자의 ‘스스로에 대한 거리두기’로 연결되어야 한다. 집단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자기만의 세계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오롯이 스스로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겨져야 할 것이다.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이 잠시 멈춘 상태에서 ‘나의 욕구와 욕망에 대한 거리두기’라는 더없이 의미 있는 과제가 코로나19바이러스 덕분에 우리 모두에게 안겨진 셈이다.
-214쪽 

저자 소개

박상용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 영문학, 독문학을 전공했다. 현대철학과 소설에 나타난 역사의식 문제를 다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개별성에 관한 사회철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양대학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중핵교과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했다. 중핵교과란 경희대학교 교양과정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할 과목으로 ‘인간’, ‘세계’, ‘과학’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교과의 기본틀을 확립하고 다방면에서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육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중핵교과 읽기교재 《인간의 가치 탐색》과 《우리가 사는 세계》 편찬 작업을 교재편찬위원장으로서 이끌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OER(Open Education Resourses) 콘텐츠 〈인류문명을 만들어온 핵심개념 100〉 동영상 40편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연구 관심 분야는 개인의 역사, 근대 휴머니즘의 가능성과 한계, 생존의 정치와 삶의 윤리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 〈개인주의 시대의 개인의 행방을 찾아서〉, 〈지금 교양이란 무엇인가?: 문명사적 전환기의 교양교육의 과제〉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Das Problem der Individualit?t: Eine sozialphilosophische Studie》, 《Geschichte und Geschichtlichkeit: Eine Studie zum metahistorischen Diskurs der Gegenwart》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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